우진전자, 전문 경영인체제 도입

 인쇄회로기판(PCB)업계에 전문경영인체제가 도입된다.

 국내 6대 상장 PCB업체 중 하나인 우진전자(대표 박창국)는 급변하는 국내외 PCB사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를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키로 하고 공창식 관리담당 이사를 승진, 대표이사로 발탁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너 대표이사였던 박창국 현 우진전자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되고 일부 임원도 교체돼 전문경영인체제를 출범시키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우진전자측의 설명이다.

 우진전자의 대표이사로 내정된 공창식 사장은 『PCB 관련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등 PCB사업 구조가 복잡다기해지는 현 상황에서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보다는 전문경영인을 통한 기업경영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게 오너측의 판단』이라고 설명하고 『우진전자는 이를 제2의 도약을 위한 전기로 삼아 수출 중심의 전문 PCB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우진전자의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은 오너 중심체제로 성장해온 국내 PCB업계 경영관행에 비추어 볼 때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는 획기적인 변화로 업계의 이목이 전문경영인체제 출범에 집중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PCB가 전자부품산업으로 자리잡아 성장해온 지난 30년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은 국내 PCB사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초』라고 해석하고 『앞으로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체제 도입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에는 상장업체 6개사를 비롯해 2백여개의 PCB업체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모두 한결같이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PCB업체가 오너 중심체제로 성장해온 것은 대부분의 업체가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를 지닌데다 업체 규모 또한 영세해 전문경영인을 도입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내수 중심의 PCB사업은 한계에 봉착했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으로 사업무대를 넓혀 나가는 것이 국내 거의 모든 PCB업체의 숙명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사업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감각과 사업환경 변화를 능동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수용할 수 있는 안목을 지닌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대적인 요소로 등장하고 있는데다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이 새로운 관행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우진전자의 경영체제 변신은 국내 PCB업체들이 재삼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국내 PCB업체와의 M&A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외국 자본가들이 오너 중심 경영체제보다는 전문경영인체제를 선호하고 있어 외자유치를 추진중인 PCB업체를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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