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세트시장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가 중소 전문업체들과 협력해 유지해온 국내 카세트시장이 IMF한파에 따른 수요 급감과 중소업체들의 잇단 부도사태로 인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간 2천억원 규모로 가정용 오디오와 함께 오디오산업의 한 축을 이뤄온 카세트시장은 올들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해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고급형 헤드폰 카세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카세트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전 3사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중소 전문업체들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현재 2, 3개 업체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들 업체도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고급형 카세트 등 일부 모델을 직접 개발·생산해온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일부 품목을 중국 생산기지로 옮기는 한편 내수중심의 영업에서 탈피, 수출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 개발 및 생산에만 주력해 온 중소 전문업체들의 경우 스스로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지만 자체 유통망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개발 및 생산부문을 전담해온 중소 전문업체들이 모두 도산할 경우 중국산 저가 제품과 일본산 고급 제품에 맞서 그나마 50% 정도 힘겹게 지켜온 국내 카세트시장이 외산 제품에게 송두리째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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