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 무선호출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합의했던 공정경쟁 결의가 일부 대리점의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으로 무너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부산지사, 부일이동통신·세정텔레콤 등 부산·경남지역 무선호출 3사는 침체된 무선호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7월 공정경쟁에 합의하고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나 본사와 대리점 사이에 불신과 갈등이 증폭되면서 원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지난 7월 부산지역 무선호출 3사는 무선호출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그동안 일선 대리점들이 무선호출 신규가입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던 단말기를 유상으로 판매하도록 하는 한편 공짜 삐삐를 판매하는 유통점이 적발될 경우 1건당 10만원씩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부터 무선호출업체 직원들이 경쟁사 유통점을 대상으로 합의사항 이행여부를 감시하면서 한때 부산지역에서는 공짜 삐삐를 제공하거나 홍보물을 부착한 유통점이 거의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그러나 부일이동통신을 비롯한 일부 대리점들은 본사의 이러한 합의가 삐삐를 공짜로 제공해도 가입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유상판매를 실시해 가입자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며 본사의 공정경쟁 합의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가입자 확보가 생존과 직결되는 일선 유통점들은 최근 다시 공짜 삐삐 판매를 실시하면서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부일이동통신과 세정텔레콤은 최근 마케팅담당자간에 그동안 합의 불이행 유통점에 대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 유통점에서 가입한 단말기를 서로 교환하면서 직권해지와 동시에 과금을 삭제하기로 하는 등 결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본사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일선 대리점들은 자사매장에서 가입한 경쟁사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거세게 항의하는 등 공정경쟁을 위한 합의를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무선호출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공정경쟁합의의 취지에 대해서는 대리점도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치열한 경쟁속에서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는 일선대리점의 처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본사의 일방적인 정책을 강요하는 통신업계의 관행이 이같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윤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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