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를 앞둔 국산 3D게임 「바이오캅 윙고」 개발자인 이재홍씨(27). 그는 신세대들에게 인기있는 만화작가 김진의 순정물 주인공처럼 곱상한 얼굴에 앞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이다.
그의 작업공간은 두 군데. 관세청 근처에 위치한 이곳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 사무실과 분당의 16평짜리 오피스텔이다.
『프로그래머들은 혼자서 작업하길 좋아하죠. 누군가의 간섭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작업효율이 바닥으로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오피스텔에서 일하지만 정보교환을 위한 미팅 장소로는 여기도 좋습니다. 작업환경도 쾌적하구요.』
이곳에선 거의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을 위험이 없어 보인다. 프로그래머들에겐 취침시간이 따로 없다. 대개 새벽 6시나 7시쯤 잠이 들어 오후 4시쯤 일어난다. 가장 활기에 넘치는 시간은 자정. 그나마 게임개발이 막바지에 들어가면 밤낮없이 일하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졸릴 때 잠깐 눈을 붙이는 식이다.
남의 일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도 여기에선 금기다. 대학 1학년부터 대학원생까지 모여 있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 골초야말로 프로그래머 세계에서는 이방인.
이런 라이프 사이클 탓에 오전 11시지만 이곳 사무실엔 불이 다 꺼져 있다.
혼자 컴퓨터를 켜고 앉아 있는 이재홍씨는 외국출장을 다녀와 시차극복이 힘든 사람처럼 졸린 표정. 인터뷰를 위해 새벽 6시에 자고 오후 4시에 일어나는 그의 규칙적인(?) 생활패턴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이재홍씨는 베테랑급 프로그래머다. 중앙대 1학년이었던 92년 이곳에 합류해 7년차가 됐기 때문. 그는 그동안 멤버십 선배들과 「작은 마녀」 「하데스」 「아마게돈」 등 3편의 게임을 개발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리얼리티 위버라는 게임팀을 결성해 국산 아케이드 게임 최고의 판매작인 「짱구는 못말려」를 개발했다. 지금 개발중인 게임 바이오캅 윙고는 라이팅 텍스처와 포털 렌더링, 실시간 애니메이션이 뛰어난 3D 엔진을 이용, 제작을 지원한 삼성전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언젠가 VR기술로 네티즌들이 3차원 공간에서 실생활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제 꿈이죠. 가상세계에 무슨 진짜 삶이 있냐구요?』
현실과 구분할 수 없는 사이버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겠다는 그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젊은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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