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김형오 의원, 과기통신위 "국감 스타"

 해마다 국감철이면 송곳 질의와 매서운 추궁으로 피감기관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스타의원들이 탄생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단연 돋보이는 의원은 김영환(국민회의) 의원과 김형오(한나라당) 의원이다. 이들은 야당의 주공격수와 이에 맞서는 여당의 철벽 방어수로 심지어 「이번 국감은 두사람이 다 해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불법 감청문제를 둘러싸고 한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에 대한 국감에서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은 법원과 정통부가 제출한 감청건수가 서로 다르다고 지적하고 법조항까지 조목조목 들이대면서 피감기관을 몰아세웠다. 김 의원은 또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따지고들기 어려운 정통부의 각종 정책의 실패에 대해서도 예리한 시각과 날카로운 감각으로 추궁, 야당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때문인지 김 의원은 정통부 및 산하기관들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여당인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은 정연한 논리와 해박한 지식으로 국감장을 휘어잡았다. 그는 감청 수치가 부처마다 다른 것은 통계 기준의 상이점에서 비롯됐다며 도표까지 들고 나와 정통부의 동의를 얻어냈다. 김 의원은 또 한국통신 감사에선 야당이 주장하는 이동전화 도청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론적 배경도 등장시켜 국감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준비된 의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새정부 들어와서 서로 여야의 처지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만 해도 김영환 의원이 야당의 입장에서 정부를 몰아붙인 대표적 「투사」였고 김형오 의원은 이를 저지하는 여당의 수비수였는데 이제는 정반대가 됐다.

 그러나 두 김 의원이 주목받는 것은 여야의 입장을 대변한 것 이외에도 소속을 떠나 정부의 잘못에 대한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르는 정책감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김영환 의원은 여당이면서도 정부의 「아픈 곳」은 따끔하게 지적,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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