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대표 정문술)이라고 하면 누구나 「성공한 벤처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테스트 핸들러」라는 일반인들에게 대단히 생소한 장비를 만드는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비결은 뛰어난 성장성 때문일 것이다.
국내 반도체 관련 산업이 사상 최악의 한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산업은 올 상반기에만 62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7월 경기도 분당 신도시내에 설립한 「미래연구센터」(소장 고광일)는 미래산업의 힘을 만들어내는 원천이라는 설명이 지나치지 않다.
지난 86년 설립된 기존 연구소 인력을 수용하면서 본격적인 연구소의 틀을 갖춘 미래연구센터의 연구 인력은 총 1백48명. 총 종업원수가 3백25명인 중소기업의 연구 인력치고 굉장히 많은 숫자다. 전체 종업원의 45.5%가 연구 인력인 셈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연구소의 운영방식이다. 우선 미래연구센터는 연구 예산이라는 개념이 없다. 연구원들이 필요에 따라 연구비를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는 체제다. 중소기업 부설연구소이면서도 운영 자체는 철저히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라는 의미다. 연구소 개설 이후 1년 6개월이 되도록 정문술 사장이 다녀간 것은 불과 3번이다. 이마저도 국내외 고객들에게 연구소를 구경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연구센터가 올해 사용한 연구비는 연구원 1인당 평균 1억원 정도. 지난해 매출액인 6백5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23%에 육박한다.
연구원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놀라움은 더욱 커진다.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미국 뉴욕대 등 국내외 명문대 석·박사 출신들이 즐비하다. 1백48명 가운데 박사가 10명, 박사과정이 10명, 석사가 41명으로 석사 이상의 인력만 61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프랑스와 우크라이나 출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하기도 했다.
연구 개발용 장비에 대한 씀씀이도 인색하지 않다. 올해초 대기업들도 부담스러워하는 수십억원 상당의 이른바 컨커런트 엔지니어링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덕분에 신제품 개발기간을 이전의 3분의1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이 연구소의 최근 실적은 미래산업의 주력제품인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신제품. 이 제품은 성능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내업체는 물론 미국의 IBM과 대만 반도체 테스트업체에 수출됐다.
최근 미래연구센터는 또 다른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SMD 마운터 개발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특히 이 분야는 비전 보드나 서보모터 제어기·제어 보드 등 이른바 핵심요소 기술의 국산화까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도 로직 테스트 핸들러·보안장비 시스템 등 미래의 차세대를 책임질 제품들이 이곳 미래연구센터에서 잉태되고 있다.
『이 정도로 파격적인 연구 개발 지원을 받으면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연구소로서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투입된 연구개발비의 10배를 매출로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미래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고광일 상무는 『연구소에서 개발된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할 내년 초 미래산업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달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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