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자상가 공동화 현상 심화

 IMF 이후 유통업계의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전자상가들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전자상가에 입주해 있는 가전 및 컴퓨터 유통매장들이 부도 및 채산성 악화로 하나 둘 상가를 떠난 후 후속 입주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대형 전자상가가 공동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용산 전자랜드의 경우 현재 매장이 비어 있는 곳은 20여개로 IMF 이후 빈 매장수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부품업체와 게임기업체가 밀집된 광장층은 7개 매장이 빠져나간 후 빈 매장의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과거 전자상가의 대표업종으로 간주돼 오던 가전과 컴퓨터업종이 각각 입주한 1층과 3층에도 층마다 현재 2∼4개 매장이 비어있는 상태다.

 또한 지난해 환율급등 이후 국내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은 외산가전을 판매하는 매장은 그 정도가 심해 현재 10개 이상의 매장이 빈채로 남아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서초동 국제전자센터는 종합가전층 2층과 3층에 층별로 15개 안팎의 매장이 비어있으며 외산 가전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4층 역시 20여개 매장이 새로운 입주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상가의 대표업종인 컴퓨터 및 주변기기가 입주한 6∼8층에는 총 40개 이상의 매장이 비어 IMF 한파를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 4월 개장해 매장 보증금을 1천만원으로 낮추고 6개월간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하는 등 파격조건을 내세웠던 테크노마트 역시 최근까지도 일부 매장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 있다.

 비교적 다른 층에 비해 상권정착 속도가 빠른 2층 국내가전 매장의 경우 3개 부스가 아직 입점이 안된 채 비어 있고 3층 국내가전 매장은 8개 이상의 매장이 비어있는 상황이다. 또 컴퓨터 업종이 밀집된 7층과 8층은 각각 10개와 7개 이상의 매장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특히 이들 전자상가에 비어있는 매장이 일반적으로 2∼4개 부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가의 빈 공간은 빈 매장 수의 3배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각 상가의 관리회사 및 상우회 관계자들은 빈 매장이 많을 경우 상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고려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상가 공동화를 막기 위한 묘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정훈·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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