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시장을 겨냥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과잉경쟁을 전개함으로써 오히려 일본 업체들의 견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자전에 맞춰 삼성전관·LG전자·대우전자(오리온전기) 등 디스플레이업체들은 하나같이 PDP사업을 전략사업으로 보고 일제히 제품개발 및 상품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관은 최근 50인치 PDP 2개 기종을 개발, 발표했으며 LG전자도 50인치에 이어 세계 최초로 60인치 PDP를 개발했다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더구나 대우전자(오리온전기)측은 삼성·LG보다 한술 더떠 42인치 PDP TV를 일본 업체들보다 싼 가격대인 5백만∼7백만원대로 공급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국내외 업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같은 가격대는 오는 2000년에 인치당 1만엔선의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는 일본 업체들에 비해서도 앞선 것이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제품개발 및 상품화를 경쟁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일본 업체들은 특허공세를 통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 업체들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반도체에 이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분야에서 기술이전을 꺼리는 한편 특허공세를 취하는 등 국내 업체들의 입지를 좁히기 시작한 전례에 비추어 볼 때 PDP에서도 이같은 개연성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PDP 설계 분야에서 핵심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H사는 국내 업체들이 PDP 제조과정에서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할 소지가 많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보내왔다』면서 『일본 업체들의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본 업체들의 특허공세로 국내 업체들은 초기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국내 업체의 화려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기술 및 생산면에서 아직 설익은 상태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화면 크기에선 일본 업체들보다 오히려 앞선 상황이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일본 업체들의 제품이 5백칸델라의 밝기를 갖고 있는 데 비해 우리는 2백∼4백칸델라 수준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일본 업체에 뒤져 있다.
특히 생산면에서도 일본 업체들은 연산 15만대 수준의 설비를 갖추고 50% 이상의 수율을 내고 있는 데 반해 올해 말 일본 업체보다 싸게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대우전자에 PDP모듈을 공급할 오리온전기는 일본 업체의 5분의 1인 연산 3만대 규모에 수율도 일본 업체들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 업체들은 PDP의 부품·재료를 일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끼리 과잉경쟁을 벌임으로써 불필요하게 일본 업체들의 신경을 자극, 견제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02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아직 일본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이 크게 뒤진 국내 업체들끼리 과잉경쟁을 벌이는 것은 시장형성 측면에서도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업체들은 아무리 이르게 잡아도 2000년이 되어서야 양산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제품생산은 2002년에나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끼리 과잉경쟁을 벌이기보다는 공동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그 사이에 일본 업체들과 견줄 수 있도록 협력체제를 구축해 기술개발을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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