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수입시장 새 판도

 외산게임 수입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 유통사 관계자들의 방한이 이어지면서 국내 게임 수입업체들과 내년 신작의 판권공급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예년과 달리 대기업들의 독과점 구도가 무너지고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 단위로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 외환위기 전까지 외국 메이저 유통사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업체끼리 출혈경쟁을 불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것으로, 내수시장의 위축과 고환율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대기업들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업체와 외국 게임 유통사간의 판권계약 진척상황을 보면, 작년 말 외산게임 라이선싱 사업에 착수한 한국아이템이 그동안 삼성영상사업단 및 삼성전자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의 마이크로프로즈사와 6개 신작에 대한 판권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라이센싱은 미국의 어콜레이드사와 「하드볼 99」 등 신작게임 5종에 대해 판권계약을 체결했으며, 「선플라워」 「블루바이트」 「펀컴」 등 독일의 유명 개발사들로부터는 각각 1, 2개 가량의 신작을 들여올 예정이다.

 미국의 GT인터액티브·인터플레이·브러더번드 등을 주요 파트너로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파트너 확대보다는 기존 파트너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로열티 인하, 판권기간 연장 등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버진사와 결별하고 아시아지역에서 직접 영업을 개시한 영국의 에이도스사는 내년 초 출시할 롤플레잉게임 「레브넌트」의 판권을 한국인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시네마틱스 스튜디오를 통해 판타그램에 넘겼으며 「툼레이더3」의 판권협상을 위해 최근 관계자를 파견했다. 올해 에이도스사의 작품으로 짭짤한 성과를 거두었던 (주)쌍용은 「툼레이더3」 판권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쌍용 외에도 4, 5개 업체가 「툼레이더3」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 판권의 향배는 미지수다.

 또 올해 최고의 히트작 「스타크래프트」를 센단트소프트사로부터 들여왔던 LG소프트는 「스타크래프트」의 확장판 「브루드 워」를 확보했으나 내년 기대작 「디아블로2」는 아직 계약하지 못해 역시 내년 수입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다.

 일렉트로닉 아츠(EA)와 계약이 만료된 동서게임채널은 현재 루카스아츠와 노바로직 정도를 주요 파트너로 남겨놓고 있어 수입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들어 해외에서 흥행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제품도 국내에서는 맥을 못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게임 수입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지난 수년간 대기업간의 과당경쟁으로 부풀려 놓은 판권 로열티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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