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휴대폰 생산.. 정통부서도 "제동"

 SK텔레콤의 이동전화단말기 직접 진출이 단말기 제조업체와 한국전자산업진흥회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부가 SK와 교세라의 기술도입 문제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었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교세라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단말기 설계·제조·평가에 관한 기술을 SK텔레텍에 이전한 대가로 받은 기술료에 대해 조세감면을 받기 위해 기술도입계약 신고 및 조세감면 신청을 한 데 대해 「조세감면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이같은 입장을 지난주 교세라에 정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합작회사인 SK텔레텍을 설립하면서 참여지분 27.5% 중 기술료 형식으로 출자한 3백만달러에 대해 한국정부로부터 조세감면을 받으려고 한 교세라의 의도에 대해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조세감면 대상기술은 국내에 없는 고도기술이어야 하는데 교세라의 기술은 이미 국내에 도입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까지 SK텔레콤의 자회사를 통한 이동전화단말기 생산에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고 밝혀왔던 정보통신부의 이같은 해석은 SK텔레콤의 행보에 곱지 않은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또 정통부의 이번 해석은 기존 휴대폰업체들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돼 SK텔레콤의 단말기 생산문제는 또 다른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동전화가입자를 보유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자회사를 통해 단말기의 직접 생산공급체제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왔다. 특히 휴대폰업체들은 SK의 이동전화단말기 직접 조달체제 구상은 차치하더라도 「일본으로부터의 기술도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DMA 이동전화의 종주국으로 자부해온 한국에서 그것도 최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이 CDMA기술에 관한 한 경쟁대상으로 여기지도 않던 일본의 중소업체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자존심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CDMA 종주국을 자부한 한국이 일본기술을 도입할 때 세계시장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SK텔레콤이 퀄컴과 기존 국내업체간 맺은 라이선스 계약 탓에 사업참여가 불가하다는 점을 피하기 위해 교세라와의 연계를 추진했다』고 지적하며 『만약 SK텔레콤이 이동전화단말기사업에 진출하려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CDMA를 개발했던 초기 참여업체들의 사전동의와 허락을 받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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