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PC메모리 "램버스" 채택 의미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메모리업체간의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두고 벌어졌던 한판 힘겨루기가 결국 인텔측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최근 새너제이에서 열리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 포럼에서 인텔·AMD·사이릭스 등 3대 CPU업체가 모두 램버스 D램을 차세대 메모리로 채택키로 했다. 램버스사의 주주인 인텔측은 내년 중반부터 램버스 D램을 지원하는 CPU와 칩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며 AMD와 사이릭스는 내년 출시할 예정인 K7과 M3에 각각 램버스 D램을 주 메모리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의 PC용 CPU 시장점유율이 99%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PC의 주 메모리로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이나 싱크링크 D램이 채용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싱크링크 D램이나 DDR D램이 CPU업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 경우에서 PC에 채용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칩세트가 개발돼야 하는데 칩세트의 경우도 인텔이 세계 칩세트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메모리업체들이 인텔의 램버스 D램 채용 발표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DDR D램이나 싱크링크 D램을 개발해온 것은 그동안 인텔과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메모리업체 및 PC업체들과 보조를 맞춰왔던 호환칩업체들이 램버스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모리업체들은 호환칩업체들이 인텔과 차별화 정책으로 내세우는 저가 솔루션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램버스보다 공개기술을 적용한 DDR D램이나 싱크링크 D램이 적합해 이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호환칩업체들이 성능개선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같은 판단은 빗나가게 됐다.

 차세대 메모리가 사실상 램버스로 굳어지게 됨에 따라 국내 메모리업체간에도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눈치 안보고 램버스만을 줄곧 개발해왔던 LG반도체가 차세대 메모리와 관련,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으며 삼성이나 현대전자가 이를 뒤쫓는 형국이 됐다는 업계의 평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차세대 메모리 제품과 관련된 인텔과 메모리업체의 힘겨루기가 인텔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면서 메모리업체의 인텔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깊어지게 됐다』며 『인텔이 캐시메모리와 관련 자체 품질 인증을 통해 대다수 S램 업체를 캐시메모리시장에서 퇴출시켰듯이 D램업체들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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