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는 눈과 함께 우리가 주위환경을 인식하는 데 꼭 필요한 감각기관이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퇴화되고, 이를 제때 치료하지 못할 경우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난청현상으로까지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한 대학병원이 60세 이상 노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인성 질병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 5명에 한 명 꼴로 난청의 초기 증세인 이명(귀울림)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으며 이들 난청환자 5명 중 평균 한 명 정도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선 재활의료 체계를 완비하고 있는 유럽·미국 등 복지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이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임상 전문의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림대 난청 클리닉의 이정학 소장의 도움을 받아 난청의 주요 원인과 이를 치료하기 위한 보청기 구매 포인트 및 최근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요 보청기 제품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난청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귀의 바깥쪽을 싸고 있는 외이도가 손상되거나 그 안에서 음파를 진동시켜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고막에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를 각각 외이·중이염 또는 전음성 난청이라고 분류한다. 최근 보청기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러한 종류의 난청은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비해 노화에 따른 달팽이관의 손상 또는 오랫동안 시끄러운 기계 소리나 음악·총성 등 소음에 노출된 결과 나타나는 청각기능의 저하현상은 각각 노인성·소음성 난청이라고 분류하는데 이 경우에는 원래의 청각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현재 국내에 보급되고 있는 보청기는 독일의 지멘스, 스위스의 베나폰, 덴마크의 오티콘 등 유럽에 있는 복지 선진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디지털 보청기 분야만은 이스라엘 벤처기업인 AVR커뮤니케이션스가 전세계 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보청기는 최근 임상실험 등에서 탁월한 효과가 속속 입증돼 전세계적으로 그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분야다.
이러한 보청기는 송화기(Microphone), 증폭기(Amplifier), 음량조절기(Volume Control), 수화기(Receiver), 그리고 전원(Battery)의 5가지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가장 핵심 기술은 소리의 강도를 귀가 인식할 수 있도록 가청 주파수 대역(20∼2만㎐) 또는 더욱 현실적으로 사람의 대화내용을 이해하는 회화 주파수 대역(5백∼4천㎐)안에 들어오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또 보청기는 음성을 일정 비율로 증폭만 할 수 있는 리니어(선형) 보청기와 개인의 청각손상 정도에 따라 보청기에 내장된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디지털 보청기로 크게 나뉜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의 AVR커뮤니케이션스가 최근 선보인 디지털 보청기(제품명 Extend-Ear)의 경우 노인들이 듣기 어려운 고저파수 대역의 소리를 저주파수 대역으로 전위시켜 보내주기 때문에 난청의 해소 효과가 탁월하다는 설명이다(가격 2백만∼2백30만원선).
반면에 리니어 방식 보청기의 경우 귀걸이·귓속·고막형 등 그 종류가 다양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에 따라 가격도 귀걸이형(40만∼80만원), 귓속형(60만∼80만원), 고막형(80만∼1백50만원)으로 다양하다. 보청기의 크기가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국내업체로는 세기·대한·한음·남북보청기 등이 각각 이들 외국 제품을 완제품 형태로 수입·판매하는 한편 부분적으로 부품을 수입, 국내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서 생산, 직접 판매하고 있는 보청기의 가격은 완제품을 수입한 것에 비해 대부분 20∼30% 정도 저렴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보청기의 구입은 자격을 갖춘 의료기관, 그것도 청각(임상)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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