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출 목표달성 "전력투구"

 올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자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IMF를 수출로 극복하기 위해 올초 수출목표를 다소 늘려잡았던 전자업계로서는 수출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수출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내부적으로는 수출목표를 하향조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지만 외견상으로는 일단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당초 목표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며 수출독려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는 4·4분기에 총력을 기울여 수출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 아래 일선 수출관련 조직을 잇따라 확충, 수출드라이브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환경 악화로 기존 해외법인정상화 태스크포스가 무의미해졌다는 판단아래 이를 폐지하고 경영지원실 산하에 해외경영인프라 태스크포스를 새로 구성, 해외법인들의 판매확대를 위한 발판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해외판매법인들을 총괄사장 직속으로 변경해 수출확대를 위한 일관된 조직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밖에 백색가전부문은 제품별 사업부내에 수출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플로팅 마케팅팀」을 구성해 주요 해외법인들을 돌며 수출확대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수출목표인 1백30억달러를 달성하기에는 어렵다는 판단아래 내부적으로는 이보다 10억달러 감소한 1백20억달러로 목표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같은 수출관련 조직의 확충을 통해 가능한 한 당초 수출목표를 그대로 유지해갈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관련 조직의 확대 개편 움직임은 대우전자도 마찬가지다. 올초 내수영업부문을 한국신용유통으로 이관해 수출 및 생산전문업체로 변신을 선언했던 대우전자는 최근의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경영을 통한 수출극대화전략을 강력히 추진해갈 것임을 예고했다.

 대우전자는 전세계 주력생산기지를 현지사업부로 개편해 해외마케팅 강화는 물론 현지 시장변화에 따라 의사결정을 신속히 내릴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그동안 본사에서 결정했던 판매부문의 마케팅이나 광고, 지원관리 등도 현지사업부에서 일괄처리해 스피드경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LG전자는 단위사업부별로 수출조직을 강화함으로써 수출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TV사업부와 디스플레이사업본부에 해외마케팅팀을 신설, 현지 실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들어 OEM방식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모니터는 OEM팀을 1, 2팀으로 확대 개편해 세계 모니터시장에서 주력업체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전자업체들의 수출확대를 위한 막바지 노력이 전개되고 있지만 수출환경이 개선되고 있지 않은 만큼 그 열매가 제대로 맺어질지에 대해서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회의가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오히려 비슷한 제품, 비슷한 지역, 비슷한 가격으로 수출확대에 나설 경우 국내업체들간 출혈경쟁이 조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이 거의 사라져 버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수출만이 유일한 생존전략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최근 전자업계가 수출관련 조직을 잇따라 확대 개편하고 있는 것은 한개의 제품이라도 더 수출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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