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게임시대 열린다

 근거리통신망(LAN)이 구축된 게임방에서 즐기던 멀티플레이(두 사람 이상이 동시에 하나의 게임에 참여하는 형태)게임을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네트워크게임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활성화하고 있다. 네트워크게임과 온라인게임을 비교하면, 온라인게임은 하나의 콘텐츠공급자(CP)로 볼 수 있는 게임개발사가 서버에 올려놓은 게임을 게이머가 이용하는 형태인 반면 네트워크게임 서비스는 일단 멀티플레이기능을 갖춘 PC용 게임을 게이머가 구입한 것을 전제로 인터넷서비스업체가 웹사이트에서 멀티플레이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중계자 역할만 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네트워크게임 서비스의 기술적인 관건은 게이머의 PC에 장착된 모뎀속도에 관계없이 원격접속상태에서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네트워크 개념을 시도한 최초의 게임은 지난 90년대초 미국 오리진사가 개발한 「울티마 온라인」이며 미국 블리자드사의 「배틀넷(Battlenet)」은 최초의 네트워크게임 전용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또 TEN·칼리·엠패스인터액티브(Mpath Interactive) 등 네트워크 플랫폼 엔진 개발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유명하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인터넷 게이밍존」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일렉트로닉아츠(EA)·세가 등 유명업체들도 자사의 홈페이지를 이용해 속속 네트워크게임 서비스에 착수하고 있다.

 이처럼 네트워크게임 서비스가 활성화하고 있는 이유는 PC게임에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기술적인 대세인 데다 게임개발사나 제작사들도 네트워크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자사 게임의 판매 확대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브랜드이미지 제고와 간접적인 제품 판촉효과를 높이기 위해 멀티플레이를 이용한 게임대회 및 각종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것도 촉진제로 작용하고 있다. PC통신이나 인터넷서비스업체 역시 네트워크게임 서비스가 매력적인 유료회원 확보 수단이기 때문에 게임개발사 및 네트워크게임 플랫폼업체들과 손을 잡고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말 PC통신 하이텔이 미국 칼리사의 네트워크게임 플랫폼을 도입해 올초부터 「게임넷」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9월부터는 LG인터넷 「채널아이」가 미국 엠패스인터액티브사에서 개발한 「엠플레이어」라는 플랫폼을 도입해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두루넷이 케이블TV망을 바탕으로 오는 11월 칼리 플랫폼을 도입해 네트워크게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천리안·나우누리·넷츠고 등 여타의 PC통신 및 인터넷서비스도 네트워크게임 서비스를 빠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초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텔 게임넷이 지원하는 네트워크게임은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국내에 출시된 제품과 미국 칼리사의 홈페이지와 연계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포함해 모두 1백여종이며 채널아이는 「당구」 「포커」 「커맨드&컨커」 등 모두 8종의 게임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로 외국의 게임이 서비스 대상이 되고 있지만 최근 나오는 국산게임들 역시 멀티플레이기능이 탑재되고 있어 속속 네트워크 서비스가 되고 있으며 일부 개발사는 자사 게임 전용 네트워크게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PC게임의 확산은 그동안 별도의 시장으로 구분돼 온 온라인게임과 패키지 PC게임의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어쨌든 네트워크게임 서비스의 확대는 온라인게임과 더불어 사람과 컴퓨터와의 대결을 사람과 사람의 대결로 연장시키면서 게임의 묘미를 더해주고 시장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게임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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