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텔, 예쁜 한글ID 선정 발표

 「낮은 창문」 「하늘 연 날」 「꿈 차오름」.

 이는 시집제목이 아니다. 삭막한 PC통신 공간을 정겨움과 친근함으로 물들이고 있는 한글 ID들이다.

 이들은 한국PC통신 하이텔이 한글사랑동호회(go dasom)와 공동으로 개최한 「예쁜 한글 ID 공모전」에서 최고의 한글ID로 뽑힌 작품(?)들. 누구나 알 수 있는 한글단어로 자신의 생각을 아름답게 포장한 수작들이다.

 「낮은 창문」은 말 그대로 키작은 사람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 누구나 밖을 내다볼 수 있게 하는 창문. ID의 주인공 정보영씨는 『모든 집에는 바람과 빛을 들어오게 하는 창문이 꼭 필요하다』며 자신처럼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도 바깥 세상을 보여주는 낮은 창문처럼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에서 이 ID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동훈씨의 「하늘 연 날」은 개천절을 한글로 푼 말로 이를 통해 단군왕검이 하늘을 연 날을 기리고 우리 민족의 정통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뜻에서 만들었으며, 「꿈 차오름」은 힘들고 고달픈 세상에서 이 ID를 보는 사람들의 꿈이 차오르기를 소망하는 최덕천씨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밖에도 「굴러온 복」 「햇빛마루」 「늘 푸르름」 「햇비」 「별빛가람」 「모듬발」 「함초롱」 등도 예쁜 ID로 뽑혔다.

 이번 행사에서 심사를 담당한 한글사랑동호회 으뜸지기(시솝) 조상현씨는 『예쁜 한글 ID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를 사용하되 뜻이 좋고 부르기 쉬운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PC통신의 한 관계자는 『우리말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게 예쁜 한글ID 공모전의 기획의도』라며 『우리말이 외래어의 뒷전에서 사라지고 있는 요즘 이처럼 예쁜 한글ID들이 우리말 사랑의 불씨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일주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