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반주기업계, 신곡공급 "짭짤한 재미"

 신곡공급 등 사후매출시장(애프터마켓)이 IMF한파에 따른 판매격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래반주기업체들의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올들어 노래반주기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 월 4만∼5만대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데다 IMF형 저가제품의 대거 출시로 제품의 평균단가가 1백만원대 이하로 뚝 떨어진 탓에 대다수 업체들이 매출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매출의 40∼50%를 올릴 수 있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11, 12월 두달이 남아있긴 하지만 신규수요가 거의 없는데다 기대를 걸고 있는 대체수요마저 살아날 기미가 없어 올해 노래반주기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3백억∼4백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장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노래반주기 시장을 주도하는 태진미디어·금영·대흥전자·아싸 등이 매출감소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 이들 중 한두 군데 업체는 조만간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퍼져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소문과는 달리 이들 4개 업체는 현재 모두 건재할 뿐 아니라 특히 태진미디어의 경우 상반기에만 10억원 상당의 경상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래반주기 수요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버티기에도 힘든 상황에서 태진미디어가 흑자사업을 꾸려갈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기계를 팔아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신곡공급으로 먹고 산다』는 태진미디어 윤재환 사장의 말처럼 신곡공급으로 대별되는 애프터마켓이 바로 그 해답이다.

 태진미디어는 올들어 노래반주기 판매가 예상외로 크게 줄어듦에 따라 최근 매출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20%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이자소득과 신곡수입이 오히려 늘어남에 따라 올해도 2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곡사업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지난 91년부터 노래방 붐을 타고 보급되기 시작한 노래반주기는 현재 전국적으로 50만대(노래방 30만대, 단란주점 20만대) 이상이 업소용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래반주기의 생명은 신곡. 따라서 노래반주기업체들은 매달 한두차례 신곡을 공급하거나 1년에 3, 4차례 정도 신곡이 대량으로 담긴 마스크롬이나 CD타이틀을 교체해주고 있다.

 매달 한두차례 공급하는 신곡은 1만원 안팎의 돈을 받거나 서비스 차원에서 무상으로 제공되지만 1년에 3, 4차례 교체하는 마스크롬이나 CD타이틀은 3만∼4만원을 받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대충 계산을 해보면 신곡시장은 연간 3백억∼4백억원 규모를 웃돈다. 노래반주기 판매시장에 결코 뒤지지 않는 시장규모다.

 지난해 불었던 코러스 열풍과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앞으로 노래반주기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신곡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면 됐지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만간 소프트웨어 시장이 하드웨어 시장을 앞지를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노래반주기 보급대수가 10만대인 업체의 경우 시장상황이 어려워 앞으로 노래반주기 판매량이 줄어든다고 해도 신곡만 열심히 공급하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신곡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가깝다』며 신곡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MF불경기로 처음으로 난관에 부닥친 노래반주기업체들에 신곡시장이 얼마나 큰 버팀목이 돼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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