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필텔레콤은 모토롤러에 인수되는가.」
이동전화 단말기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관련, 논의를 진행중인 어필텔레콤과 모토롤러가 양측의 첨예한 입장차이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어필텔레콤은 초소형 초경량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로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동통신기기 전문 벤처기업으로 올 하반기들어 미국 모토롤러와 지분협상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모토롤러와 좀처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양측이 가장 난항을 겪고 있는 부분은 어필에 대한 모토롤러의 지분참여 비율.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는 안은 모토롤러가 어필의 지분 중 51%를 매입한다는 것으로 이는 모토롤러가 어필의 실제 주인으로 올라서는 대신 어필은 모토롤러의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PCS와 휴대폰 단말기를 전세계에 OEM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어필측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현재 시판중인 초경량 단말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다 차기 출시할 모델들 또한 인기가 예감돼 굳이 회사를 팔아넘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본구조가 취약한 것도 아니고 기술력에서도 자신감이 있는 상황에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99년 5월까지는 LG텔레콤과 전략적 제휴관계로 생산모델을 독점 공급키로 돼 있어 모토롤러측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다는 것은 지극히 복잡한 구조만을 양산한다는 분석이다.
어필의 이가형 사장은 이에 대해 『모든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실제 협상이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시중에 떠도는 무수한 소문과 얘기들이 모두 사실무근은 아니지만 실제 입장이 좁혀진 부분이 없어 아무것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 모토롤러가 어필측에 지분을 참여하는 것은 확실하며 어필측도 모토롤러에 PCS와 휴대폰 단말기를 OEM 공급하되 자사 브랜드 제품의 출시를 반드시 병행한다는 조건이 기본 전제로 설정돼 있다. 단말기 생산면에서도 기존 생산라인은 유지하되 모토롤러측 공급물량은 추가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당초 이번 추석이 끝난 이달 중순경에는 협상과 관련한 기본 윤곽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오는 11월 이후에나 중요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처음 협상을 시작할 때만 해도 모토롤러는 자사의 인기모델인 「스타택」의 모델 다양성 확보와 세계 CDMA시장 진출을 다지기 위해 유망 중소기업의 인수를 희망한 반면 어필로서는 거대 수출선을 확보, 회사규모를 키우자는 것이 목표였다. 결국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시작된 협상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입장이 좁혀지기 어려워 협상 장기화를 피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양측의 이같은 제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결과에 상관없이 국내외 시장에 미칠 모토롤러의 거대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모토롤러는 이미 팬택에 2대 주주로 지분이 참여돼 있으며 텔슨전자와도 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OEM 계약이 체결돼 있어 어필까지 흡수할 경우 이동통신기기 전문 국내 유망 벤처기업을 모두 「패밀리」로 흡수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분석이다.
외자유치라는 대의를 앞세워 모토롤러가 궁극적으로는 국내기업들을 토대로 세계 CDMA시장을 정복할 야심을 품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종 기울기가 어디로 쏠리게 되며 이로 인한 파장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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