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계,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 엉망

 최근들어 인터넷 활용이 기업경쟁력의 척도로까지 인식되는 상황이지만 의료기기 관련업계의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및 사후관리는 수준 이하라는 지적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4백여 의료기기 제조업체 중 정보시스템 구축의 가장 기본인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 운영중인 업체는 메디슨·중외메디칼·삼성GE의료기기·동아엑스선기계·서통 등 20여 개에 불과하다.

 특히 이들 홈페이지의 상당수가 독자적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관련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끼어 있고 그나마 내용이 업데이트되지 않아 홈페이지 자체가 유명무실한 업체도 적지 않다.

 심지어 홈페이지를 구축한 일부 업체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 주소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간부급 직원도 다수 있었으며 정보화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메디슨의 계열사인 메리디안·바이오시스·인포피아·코메드 등 대표적인 의료기기 벤처기업들과 업계를 사실상 대표하는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까지도 홈페이지를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기 업체들의 정보화 마인드가 낙후돼 있는 것은 다수 업체가 영세해 정보화에 눈길을 돌리기 어렵고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투자재원과 인력이 부족한 데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그동안 수입 업체들에 의해 주도됨으로써 별다른 정보화 투자 없이도 세계적 조류에 쉽게 편승할 수 있었던 것이 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첨단 제품개발은 고사하고 급격한 발전속도를 보이고 있는 관련 기술 및 시장정보에 어두워 세계적인 기술추이에 역행하는 제품이나 이미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제품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웃지 못할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영세업체가 주류를 이루는 의료기기 업계의 정보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업계의 자체 노력 외에도 중소업체들이 공동으로 홈페이지를 구축, 운영하거나 업계와 관련단체·KOTRA 해외 무역관 및 각국 주재 대사관·종합상사 등이 참여하는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현재 업계 현실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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