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도 지방교육청의 교실망 구축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입찰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네트워크시장이 급격히 위축된데다 교실망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업체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교실망사업은 가격경쟁으로 치달으면서 더욱 극명한 「진흙탕 속 싸움」 양상을 띠고 있다. 정부의 교실망사업에 대한 예산이 축소되면서 사용자인 학교측은 저가격·고성능의 장비를 선정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익은 남지 않더라도 매출을 올려야 하고 다음회 입찰시 수의계약을 노려야 하는 업체들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이같은 혼전양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네트워크 업체들마다 파격적인 가격의 네트워크 장비를 제안하고 있다. 심지어 70% 이상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도 있다.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가격이다. 이러한 가격경쟁에는 중저가 네트워크 장비 위주의 업체뿐만 아니라 고가의 네트워크 장비업체들도 가세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도 교실망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반면 사용자인 학교측은 네트워크 전문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명도로 업체를 선정하려는 경향이 짙다. 신뢰성과 안정성, 앞으로의 확장성에 중점을 두고 선정한다는 기본적인 기준 이외에는 모두 가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선 당연히 외산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외산 네트워크 장비의 시장지배력이 높은데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력하게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다. 애국심에 호소할 차원은 아니지만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양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입찰제안서에서부터 국산 네트워크 장비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특정 스펙을 정해놓은 것은 공정경쟁에 위배되는 「불공정 경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실망에 특수기능의 네트워크 장비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스펙을 정해 놓은 것은 노골적인 「국산제품 따돌리기」가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실망구축사업 입찰을 둘러싼 잡음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로비력이 뛰어난 모 회사의 수주가 확정적」이라느니 「모 업체가 소문을 흘려 입찰을 방해한다」는 등 시간이 갈수록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소문을 퍼뜨린 업체가 ××업체라는 오해까지 받아 이 업체가 해명에 나서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에 대한 전문가가 없는 상태에서 교실망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며 『특히 교실망구축사업은 일정 기준 이상의 성능이 되면 어느 업체든 경쟁에 참가해서 가격대비 성능을 공정하게 겨룰 수 있는 입찰이 되어야 이같은 잡음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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