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전자, "25년 공든탑" 무너지나

 아남전자(대표 박상규)가 주력제품인 컬러TV의 국내시장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어 25년간 다져온 내수기반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남전자는 올들어 뚜렷해지는 국내 소비자들의 염가형 제품 선호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가전3사에 열세를 보이며 시장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아남전자는 한때 국내시장의 20%까지 차지했던 점유율이 지난해 상반기 14%선으로 떨어졌으며 올 상반기에는 12% 미만으로 추락했다. 더욱이 하반기 이후에는 그나마 10%선도 유지하지 못하고 한자릿수로 내려앉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아남전자의 점유율이 계속 추락하는 원인은 IMF사태 이후 아남의 주무대인 고급형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IMF형 신제품을 대거 출시, 변화된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가전3사와 달리 일산 브라운관을 수입해 고급형 제품만을 만들던 아남전자로서는 사업구조상 저가형 개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존 고급모델 중 일부를 대폭 할인판매하는 임기응변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도 채산성 문제 때문에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아 최근에는 내부에서조차 내수기반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아남전자는 이미 가전3사에 29인치 대형TV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데다 주력제품으로 삼았던 와이드TV 수요도 좀처럼 확산되지 않고 있고 완전평면TV·HDTV·PDPTV 등 첨단 고급제품분야에서까지 3사에 밀리고 있다.

 아남전자는 이에 따라 내수위주에서 수출위주로 마케팅전략을 전환, 2억달러 상당의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책마련에 온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수출확대 정책이 아남전자의 생존권과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내수시장에서 명성을 유지해나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관련업계는 아남전자가 과연 내수시장에서도 명가의 체면을 유지할지, 아니면 과거 한국전자처럼 내수에서 손을 떼게 될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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