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생체인식시스템 (1);생체인식이란

 「주인을 알아보는 기계」는 더이상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의 신체적·행태학적 특성을 개인식별에 이용하는 생체측정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이제 「주인은 맞이하고 도둑은 내쫓는 기계」를 생활 주변에 속속 끌어들이고 있다. 지문에서부터 장문·홍채·망막·혈관·성문·서명·DNA에 이르기까지 최근 활기를 더해가고 있는 생체측정기술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5회에 걸쳐 분야별로 소개한다.

〈편집자〉

 사람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시스템은 사람이다.

 열쇠조차 없던 시절 「이리 오너라」와 마당쇠의 관계는 바로 열쇠와 자물쇠의 관계였다. 마당쇠의 역할을 열쇠가 대체한 이후 마당쇠만큼 편리하고 정확한 출입통제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열쇠업계의 숙명이 됐다.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기계는 언제나 가능할까. 컴퓨터·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열쇠기술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열쇠를 개인정보가 기록된 카드로 대체한 카드식 출입통제시스템은 이미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카드의 종류도 정보기록방식에 따라 자기띠(MS)카드·무선(RF)카드·IC카드 등으로 나날이 다양화하고 있다.

 그러나 열쇠나 카드가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카드나 열쇠는 분실 또는 고의적 양도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근태관리를 위해 카드식 출입통제시스템을 설치한 회사들도 직원들이 동료의 카드를 대신 긁는 일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PC통신이나 인터넷, 이동통신의 음성사서함, 폰뱅킹, 현금입출금기 등 무형의 시스템 출입을 위해 흔히 사용되는 비밀번호도 결코 안전한 방법은 아니다.

 생체측정 혹은 생체인식 기술의 발전은 허용된 사람은 들여보내고 허가받지 못한 사람은 출입을 불허하는 「출입통제시스템」 분야에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열쇠나 패스워드는 잃어버릴 수 있어도 내 몸은 잃어버릴 수 없다는 것, 개인의 신체적 특징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것, 신체적 특징이 일치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 등이 생체인식시스템의 상품성을 담보하는 전제가 된다.

 생체인식시스템에 이용되는 신체적 특징은 최근 가장 활발히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문을 비롯해 손바닥 형상, 얼굴, 눈의 홍채와 망막, 손등의 정맥, DNA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음성이나 서명 같은 행태적 특성도 생체인식시스템의 활용대상에 포함된다.

 국내에서도 지문인식시스템의 경우 2∼3년 전부터 국내에 선보여 범죄 수사용은 물론 일반 기업의 출입통제 및 근태관리용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아직 시장 도입기에 불과한 정도지만 생체인식시스템의 시장잠재력을 내다본 벤처기업 설립도 활발해지고 있어 국내업계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생체인식 출입통제시스템이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기까지 아직 먼 길이 남아 있다. 정보기술적인 문제점은 기술발전에 따라 머지 않아 대부분 해결될 것이 분명하고 완벽하지는 않아도 편리성과 생산성의 측면에서 활용분야는 훨씬 다양해질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생체인식기술이 사람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이용자에게 주는 거부감을 없애고 개인정보 침해논란을 극복하며 범죄자들의 신체위해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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