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지역 영화관들을 중심으로 대형 복합상영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영화 관람문화가 바뀌고는 있지만 전체 영화관 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영화관 수는 지난 91년 7백62개를 기점으로 92년에는 7백12개, 93년 6백69개, 94년 6백29개, 95년 5백77개, 96년 5백11개, 97년 4백97개 등으로 매년 2.7∼11.4%씩 감소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특히 좌석 1백개 내외의 소규모 영화관들이 5백22개(91년)에서 4백70개(92), 4백27개(93), 3백79개(94), 3백33개(95), 2백83개(96), 2백62개(97)로 급격하게 감소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국극장연합회 이영하 상무는 『올해 영화관 수는 크게 늘거나 줄지 않고 4백80∼4백90개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나 소규모 영화관 수는 당분간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봉관들은 현대화 및 복합관화를 통해 영화 관람문화를 선도하는 반면 소규모 영화관들은 점차 도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CGV강변11과 씨네플러스가 영화관의 대형 복합관화시대를 연 이래 나머지 개봉관들도 시설 증축 및 스크린 수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1호 영화관으로 대표적인 단일관이었던 단성사가 최근 복합관화작업에 들어갔고 대한극장·중앙극장·신영극장 등도 스크린 수 증설공사를 펼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특히 넓고 쾌적한 내부공간 마련이 이루어지고 있어 관객들은 더이상 비좁은 좌석과 앞을 가리는 시야로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그러나 소규모 영화관들의 경쟁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원래 영세한 규모여서 관람하기에 편안한 좌석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외진 곳에 있어 찾아가기도 불편한 게 현실이다.
과거 소규모 영화관들은 △TV프로그램 재방송과 비슷한 개념의 재개봉관 △생활권역(집) 가까이에 위치한 문화공간 △2편을 동시 상영하는 저렴한 관람가격 등으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3류 성애영화 상영관 및 불건전한 공간으로 오인되기에 이르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반 유통업이 일반 생활권역 가까이로 다가가는 지역 분권화가 가속화하는 추세인데 반해 오히려 영화관은 지역 주민들의 등을 떠미는 식』이라며 소규모 영화관들의 영화 관람환경 개선 및 전문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예술영화·성인영화·애니메이션 등 장르별 전용관으로 전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의 경우는 소규모 영화관의 전문화가 잘 이루어져 있어 전반적인 관객 수가 증가하고 관련 장르영화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성인영화인 「로망 씨네마」의 경우 전용관이 있어 청소년들의 접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영화 자체도 자극적인 영상만을 추구하지 않고 성인 고유의 문화창달에 이바지하고 있다.
정부의 영화 완전등급제정책에 따라 성인영화 전용관 설치문제가 화두로 등장한 지금, 소규모 영화관의 환경과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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