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대책 부품수요 격감

 전자업체들이 과전압이나 낙뢰 등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채택해야 하는 서지(Surge)대책 부품을 빼고 제품을 제조함으로써 제품의 파손 등 성능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화기·카오디오·팩시밀리·컴퓨터·비디오폰 등을 제조하는 일부 업체들이 최근들어 채산성이 악화되자 과전압흡수소자(Surge Absorber)·과전압제거소자(Surge Arrestor) 등 서지대책 부품을 뺀 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세트업체들이 서지부품 채택을 기피하는 것은 서지부품을 채용하지 않더라도 평상시에는 기기의 성능에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서지부품을 채용하지 않은 세트제품은 낙뢰나 정전기 등으로 인해 이상 과전압이 발생하면 성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월 2백만개 규모의 과전압흡수소자를 생산하고 있는 한 업체의 경우 과전압흡수소자를 주문하던 전화기업체의 수요가 완전히 끊겼는데 이 전화기업체는 중국산 전화기 제품과 가격경쟁이 심해지자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과전압흡수소자를 뺀 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전압제거소자를 생산하고 있는 한 업체도 그동안 거래해온 비디오폰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과전압제거소자의 구입을 중단함에 따라 재고물량이 급증,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여유인력을 타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등 재고물량 소진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세트업체들이 샘플테스트 과정에서는 서지대책 부품을 사용하다 별 이상이 없으면 양산단계에서는 이를 장착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세트업체들의 이러한 원가절감 전략이 지속된다면 세트제품의 품질저하는 물론 서지대책 부품업체들의 경영난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국의 경우 세트제품에는 반드시 서지부품이 채용되도록 요구하고 있어 수출제품에는 서지부품을 채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내수제품에 대해 이러한 규정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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