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월요 연구소 탐방 (19);한국음향 부설연구소

 지난 8일 창립 25주년 기념식을 가진 한국음향(대표 김지택)은 설립 이후 오직 스피커만을 고집하며 더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올해에는 AV시장 및 자동차시장의 침체로 설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모든 임직원이 힘을 합치면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아래 흔들림없이 해외시장 개척과 신제품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한국음향은 그동안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면서 몇년전부터 뼈를 깎는 구조조정기간을 거친 결과 최근 IMF의 역경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당초 목표했던 매출액과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택 사장은 『올 상반기의 경우 자동차업체의 조업중단 등으로 매출이 주춤했지만 하반기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해외 영업력을 풀가동해 수출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공장도 품질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세계적 스피커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한국음향의 연구진에도 의미 깊은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연구실로 불려오다 지난 1월 산업자원부로부터 기업부설연구소로 정식인가를 받고 국내 스피커산업을 이끌 하나의 연구소로 새출발하게 됐다.

 총 15명의 연구인력으로 구성된 이 연구소는 설계용 워크스테이션을 갖추고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가정용 및 자동차용 스피커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당장 매출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향후 스피커산업을 이끌 차세대 스피커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평평한 천연목재를 진동판으로 채용해 시스템의 두께를 45㎜로 슬림화시킨 신개념의 액자형 평판스피커를 개발해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 스피커는 각종 현악기의 소재로 쓰이는 천연목재를 채택해 얇으면서도 음의 떨림이 안정적이고 음의 재생능력이 탁월해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와 벽걸이형 TV시대에 적합한 스피커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한국음향의 연구소는 다른 연구소와 달리 소비자만족(CS)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세트업체가 의뢰한 아이템에는 3명 정도의 연구원이 달려들어 집중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신속한 사후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개발 아이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기밀을 유지해 클라이언트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인환 연구소장은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이 쉬운 것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의 성향과 컨디션에 따라 스피커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이므로 설계 노하우와 소재의 특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또 『스피커는 통상 14∼20개의 소재 및 부품으로 이뤄지는데 아직 국내 스피커업체들은 이에 대한 특성 파악 및 생산기술 확보가 미진해 스피커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이를 극복하지 않는 한 세계적인 스피커업체로 성장할 수 없다고 보고 앞으로 연구 중점을 이 분야에 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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