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교육정보화] "디지탈 배움터" 열렸다

 「올한해 6천억원 규모의 뜨거운 감자, 교육정보화 시장.」

 국내 정보기술(IT)업계가 교육정보화 시장에 온통 몰려들고 있다. 올들어 IT업체들은 민간분문 수요가 격감하면서 공공부문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특히 연간 6천억원 이상에 달하는 교육정보화 시장에 대해선 가뭄속의 단비로 여기고 있다.

 이는 물론 정부의 교육정보화 의지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21세기 정보사회가 도래했을 때 국가가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미리부터 정보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이중에서도 교육부문에 대한 정보화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는 점 때문에 새 정부의 현안과제가 되고 있다. 초중등학교 교무행정 전산화와 전산망구축에서부터 교원의 컴퓨터활용능력 활성화, 대학교육정보화, 멀티미디어 교육및 가상교육 실현 등에 이르기까지 정보시대에 대비한 교육기반 조성이 교육부의 핵심적인 국책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관련단체와 협회들까지 교육정보화 추진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육방송원법에 의해 지난해 3월 설립된 「멀티미디어교육지원센터」의 경우 가상교육 구현과 교육정보종합서비스시스템인 에듀넷의 운영, 교육정보화 지원, 민간교육정보산업 활성화 지원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선 교육정보화에 대한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사회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구성한 「범국민교육정보화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정부가 추진중인 교육정보화 기반구축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02년까지 범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할 태세다.

 이에 따라 요즘 PC와 중대형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등 하드웨어 업체뿐 아니라 시스템통합(SI)과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대거 교육정보화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서고 있으며 몇몇 분야에선 벌써부터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LG IBM 등 PC업체의 경우 그동안 교육용 PC공급에 주력해 오던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들어선 자체적으로 교육정보화관련 솔루션을 내놓고 전국적인 유통망을 활용한 영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즉 단순한 PC공급뿐 아니라 각급 학교를 중심으로한 교육정보화 시스템 구축수요에 참여하려는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의 본격적인 교육정보화 시장참여도 최근의 일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시범운영 차원에서 추진돼온 교무행정지원시스템(학교종합생활기록부 전산화)이 올해 정부지원금을 포함해 약 7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HP에 이어 한국후지쯔, 한국IBM 등이 가세해 유닉스서버 공급경쟁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교육부가 교무행정지원시스템 구축을 SI업체로 일원화하도록 유도함에 따라 각각 SI업체와 연합전선을 형성해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네트워크 업체들은 올해 교육정보화와 관련한 시장규모가 전체 네트워크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1천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 이들 네트워크 업체는 당분간 민수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때문에 교육정보화 시장에 더욱 집착하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국내 업체들의 공세와 외국업체들의 수성전이 불꽃을 튀고 있다.

 국산 네트워크 업체들은 올들어 네트워크 연구조합을 중심으로한 부품공동 구매, 공동마케팅 추진 등 공조체제를 다지면서 교육정보화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비해 인텔코리아, 한국쓰리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등 국내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산 네트워크공급 업체들은 최고 70%까지 가격을 인하하는 식의 저가전략까지 불사하고 있다.

 SI업체와 소프트웨어업체들도 교육정보화 시장에 온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일부 SI업체들은 대학의 학사행정업무 전산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며 가상대학 구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요즘에는 각 시도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대단위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하드웨어및 소프트웨어업체, 네트워크업체 등과의 컨소시엄 구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소프트웨어업체들은 기업용 시장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기업용 제품을 교육용으로 확대하거나 교육용 제품을 별도로 개발하는 등 시장타깃을 아예 교육용으로 옮기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소프트웨어업체들은 특히 정부의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 활성화 의지에 크게 고무돼 있다.

 교육정보화 시장은 그러나 정부의 교육정보화 추진과정에서 잦은 계획변경과 수요자와 공급자간 이해상충, 그리고 기본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정상궤도를 그리기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교육정보화 실현을 위한 하나 하나의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추진, 활용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을 지녀야할뿐 아니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정부와 학계, 업계가 모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급 학교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의 교육정보화 수준이 낙후돼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노력이 최우선돼야 할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윤재,이경우,김상범,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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