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산D램 고율 덤핑판정

　미국 정부가 한국산 D램 반도체에 대해 사상 최고율의 덤핑 마진 판정을 확정함에 따라 향후 D램 제품의 대미 수출에 적지 않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미 정부의 덤핑률 계산 프로그램의 오류 등 이번 판정의 법적 부당성을 지적하며 국제무역재판소에 제소키로 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굳히고 있어 한·미간 반도체 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10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가 제기한 한국산 D램 제품의 덤핑 제소에 대한 제4차 연례재심 최종 판정에서 현대전자에 3.95%, LG반도체에 9.28%의 높은 덤핑 마진이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9.28%의 극히 높은 덤핑 마진율 판정을 받은 LG반도체의 경우 미 상무부가 직수출 물량에 대해서는 무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제3국의 무역업체가 미주지역에 수출한 물량에 대해서는 덤핑률을 적용하는 등 파행적인 법적용을 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반도체는 고율의 덤핑 판정을 받았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반덤핑 관세 납부 의무는 면제받는 편법적인 판정을 받게 됐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덤핑 판정이 현재 진행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미 상무부의 한국산 D램에 대한 덤핑 최종판정은 지난 96년 5월부터 97년 4월까지 1년간 미주지역에서 판매된 물량에 대한 것으로 한국업체들이 이번처럼 고율의 덤핑 마진율을 판정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최종판정에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에 있었던 예비판정에서 LG반도체에 7.61%, 현대전자에 12.64%라는 높은 덤핑 마진율을 판정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고율 판정에 대해 현대와 LG 양사는 모두 가능한 법적 대응방안을 총동원해 강력 맞대응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우선 양사는 이번 판정에 불복, 미국 뉴욕에 있는 국제무역재판소에 미국 상무부를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현재 진행중인 WTO 분쟁해결기구(DSB)의 분쟁해결패널에서도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한 부당성을 적극 주장한다는 방침이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