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캐나다 BCI 데릭 버니 회장

 『벨캐나다(BCI)의 투자는 재정압박에 시달리는 한솔PCS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약 3년 후쯤이면 한솔PCS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5년 후면 본격적인 이익창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단일기업에 대한 대한(對韓) 정보통신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2억5천만달러를 한솔PCS에 투자한 데릭 버니 캐나다 BCI회장은 양사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한솔의 경영 정상화는 물론 해외 동반진출도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투자협상이 진행되는 지난 수개월 동안 한국 이동전화시장과 한솔PCS의 경영현황을 면밀히 검토했다』며 『사업자 난립, 과다한 보조금 지급, 한솔의 가입자 정체 등 여러 문제점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한솔PCS가 갖고 있는 강력한 성장 잠재력과 기술력을 높이 평가, 기꺼이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버니 회장은 『BCI는 그동안 주로 개발도상국 투자에 치중해왔고 한국과 같은 성숙시장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며 『특히 한솔이 보유하고 있는 뛰어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과 BCI의 경영 노하우를 접목할 경우 한국시장은 물론 여타 세계시장 공략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환사채(CB)를 포함할 경우 23%가 넘는 지분을 확보, 한솔PCS의 사실상 최대주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며 『CB의 주식전환은 적당한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한솔PCS의 지분은 한솔측이 17%, BCI가 약 23∼24%, 투자펀드인 AIG가 15% 정도를 갖게 돼 외자지분이 최대주주가 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경영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버니 회장은 이에 대해 『지분 분포와 관계 없이 경영권은 영원히 한솔이 갖는다』고 못박았다.

 경영권에 집착하는 한국적 정서와는 달리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 성공하고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한솔 역시 이와 관련, 투자계약서에 「경영권은 어떤 경우라도 한솔이 행사한다」라는 대목을 삽입했고 혹시 BCI가 지분을 처분하더라도 「반드시 한솔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도 있어 경영권 논란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버니 회장은 한국 이동전화시장에 대해 『사업자가 고객을 위해 적당한 단말기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일반화된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보조금 규모가 사업자의 총매출보다도 많은 한국적 현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버니 회장은 정치적 격변기였던 지난 78∼80년 주한 캐나다대사를 역임, 한국을 잘 알고 있고 김대중 대통령과도 개인적 인연이 있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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