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UPS 기술력 "기대이하"

 국내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업체들은 네트워킹 기능과 소프트웨어(SW)기술을 기반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세계 기술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대부분 정전시 전원을 공급하는 기본기능 제공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신기술 접목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UPS분야는 최근들어 대용량 기술과 함께 산업전반에 걸친 디지털화·네트워킹화와 통신기능 요구, 2000년 문제 대응책 및 병렬운전 기술 등이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하고 있으나 국내업체들의 개발환경 위축으로 UPS산업 자체의 자생력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은 네트워크 및 인터넷을 근간으로 하는 통신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사용자와 UPS를 연결시키는 기술력까지 떨어져 수출은 물론이고 국내 수주전에서도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IMF관리체제 이후 1백30여사에 이르던 업체의 30% 정도가 문을 닫았고 심지어는 대형 UPS업체들까지 경영난을 겪고 있어 당분간은 기술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국내업체들의 기술부재를 반영하듯 최근 인천국제공항이 UPS 기술사양서에 병렬운전기술 규격의 채용을 의무화하자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국내업체들이 반발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매출부진을 수출로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벤처기업들도 신기술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가격경쟁력 위주의 수출전략을 펼 수밖에 없어 장기적인 면에서는 자생력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UPS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미국 APC사의 병렬운전이나 운용체계 기술, 대만 랜테크사의 네트워크지원 기능 등에다 2000년문제 해결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같은 신기술을 습득해 제품에 응용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업계의 미흡한 기술수준에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업체들 가운데에서는 태진전기·엔이티·크로스티이씨·태일자동제어 등이 통신과 관련한 기술개발을 통해 인도·중남미·중국·중동국가 대상으로 수출가능성을 모색하고는 있으나 아직 성사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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