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공급업체인 미국 시게이트사가 한국 현지법인인 씨게이트코리아를 문닫는다.
씨게이트코리아(대표 이지량)는 8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돈 케네디 아시아퍼시픽 마케팅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시게이트 국내 현지법인 철수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IMF 지원체제 이후 외국계 정보기술(IT)업체가 현지법인을 폐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HDD 업체로는 지난 95년 웨스턴디지탈에 이어 두번째다.또 시게이트가 해외 현지법인을 철수하는 것도 한국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게이트의 이번 한국 현지법인 철수는 씨게이트코리아가 IMF 한파 이후 영업실적이 크게 부진해 경영악화에 시달린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씨게이트코리아는 올초 4GB급 HDD가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용량대 HDD제품이 인기를 끌자 2GB급 4천3백rpm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와 국내 시장공급을 추진했으나 이 제품의 잦은 불량 등 신뢰성이 낮아 PC업체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시장진입에 사실상 실패했다.
또 씨게이트코리아는 소매시장에서도 원화환율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삼성전자와 후지쯔 등 후발주자들의 맹추격에 입지가 약화됐다. 씨게이트코리아의 철수에 따라 시게이트 제품에 대한 한국내 OEM과 소매유통은 창명시스템과 코오롱정보통신에서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게이트는 지난 95년 코너를 합병해 세계 HDD 시장평정에 나섰으나 합병에 따른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최근까지 합병 후유증에 시달려왔다.
지난 96년 세계 HDD시장의 27% 를 점유해 1위를 지켰던 시게이트는 98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1·4분기 16억8천만달러의 매출을 거뒀지만 1억2천9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개당 53센트씩 손해를 보는 부진을 보였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였던 앨런 슈거트를 필두로 지난해말부터 전세계적으로 1만명 이상의 종업원을 해고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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