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수출 "빨간불"

 주요 수출지역의 수요감소와 일본업체들의 저가공세 등 여러가지 악조건들이 맞물려 오디오 수출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오디오업체들은 IMF한파에 따른 내수 불경기를 수출로 극복하기 위해 수출확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러시아·중국·중동·중남미 등 주요 수출지역의 경제여건 악화로 수요가 줄어든데다 일본업체들마저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어 수출위기를 맞고 있다.

 이처럼 내수불황에 수출부진까지 겹쳐 공장가동률이 정상수준을 밑도는 업체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아예 신제품 개발을 전면보류하고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간 업체까지 등장하는 등 자칫 오디오산업이 공황국면으로 치달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탈출하려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거나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현재 국내에선 그만한 여력을 지닌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LG전자는 연초 일반 오디오 전 모델의 중국이전으로 생산원가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틈새시장인 독립국가연합(CIS)과 중남미지역에 대한 수출을 배 이상 늘리는 수출확대를 추진해왔지만 환율불안정으로 중국공장이 제몫을 못한데다 주요 지역의 경기침체로 오히려 수출이 줄어들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지난 6월 국내 히트상품인 아하프리를 유럽·중국 등 수출시장에 긴급 투입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공장가동률이 예년보다 15% 이상 떨어졌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 오디오사업을 중국 혜주법인으로 이관하면서 수출총력체제를 구축했지만 주요 수출지역의 수요감소와 일본업체들과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으로 수출이 크게 줄어 현재 공장가동률이 위험수위에 이른 상태다.

 롯데전자 역시 올들어 내수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외 거래처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지난 5월이후 수출이 거의 중단돼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아남전자도 상반기까지만 해도 2천만달러 어치를 수주해 수출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5월이후 추가 주문이 거의 없어 중국공장은 물론 국내공장의 가동률이 현격히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태전자는 부도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거래처들이 계속 주문을 하고 있지만 금융거래가 중단된데다 원자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주문량의 70%밖에 소화해 내지 못하는 등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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