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접속서비스 업체(ISP)들을 연결해주는 인터넷 교환센터(IX)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현대정보기술·나우콤·아이네트 등 11개 ISP들은 한국인터넷연동협의회(KINX)를 공식 출범시키고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IX망을 구성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통신·데이콤·아이네트 등으로 분산돼 있는 교환센터를 KINX로 단일화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별도의 IX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통신과 데이콤에도 공문을 발송, KINX에 참여를 요청했다.
협의회는 이 망을 특정업체에 귀속되지 않는 독립형태로 운영하고 서비스도 현재 IX들이 채택하고 있는 레이어3보다 빠른 레이어2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아이네트가 서비스해 왔던 「IX-서울」의 장비를 기증형식으로 넘겨받아 이달말부터 연말까지 ISP들을 순차적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현대정보기술 박기웅씨는 『그동안 국내 ISP수에 비해 IX가 너무 많아 낭비요소가 많았다』며 『IX가 KINX로 통합되면 IX마다 따로 회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고 ISP 운영자들이 시스템을 관리하거나 라우팅 정책을 수립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금까지 IX를 운영해온 한국통신과 데이콤은 협의회의 제안이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IX를 설립, 오랫동안 운영해왔는데 그동안 운영해 온 노하우나 투자는 무시하고 KINX에 합류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통신회사의 규모와 트래픽을 고려하지 않고 일대일로 연결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통신의 효율성이 목적이라면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국통신의 EIX나 데이콤의 DIX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 옳지 않습니까.』
데이콤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한국통신과 데이콤 IX의 트래픽이 기존 45Mbps(T3) 1회선에 T3 한 회선을 다시 추가할 만큼 증가추세에 있는데 새로 IX를 만든다면 오히려 인터넷 정보교환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국통신 역시 이같은 의견에 동감하는 분위기다. 한국통신 조기주 부장은 『현재 EIX 연결에 드는 비용은 전용회선비의 1백20%밖에 되지 않는다』며 『ISP 입장에서는 KINX 연결에 드는 비용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X 운영에 대한 ISP들의 불만을 의식한 듯 한국통신과 데이콤 모두 서비스 개선과 접속료 인하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한국통신이나 데이콤이 반발하는 데 대해 협의회는 최악의 경우 KINX 외의 다른 IX와 연결을 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KINX의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용자들만 불편을 겪게 될 우려도 있다. 국내 라우팅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국제회선을 경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각 사업자가 서로의 입장만 고수할 경우 결국 새로운 IX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에 따라 국내 ISP간 망연동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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