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탈불황 부품유통업체 탐방 (1);석영전자

부품 유통업계가 IMF체제 이후 계속되고 있는 내수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부 대기업들이 부품유통사업에 나서면서 가격질서마저 흐려놓아 중소 부품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유통 업체들은 활로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조직정비나 감원을 통해 감량경영을 시도하는가 하면 내수위주의 영업조직을 과감히 개편, 수출 체제로 전환을 모색하기도 한다. 불황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요 부품유통업체들의 경영방침과 그 전략을 매주 금요일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지난 63년 전자부품 판매업체로 출발해 오늘날 부품유통업계의 대표주자로 성장한 석영전자(대표 문기종).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업체답게 개개인의 능력과 짜임새있는 조직으로 IMF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석영은 메모리와 비메모리 전문 유통회사인 석영전자 외에 인텔의 총판 역할을 맡고 있는 석영인텍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부품업계에서는 석영전자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주기판·그래픽카드·네트워크 장비·영상회의 장비 등을 유통하는 석영인텍은 주력상품인 CPU 부문에서 연간 4백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면에도 전체 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 인텔에서 영업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개개인이 맡은 바 책임을 모두 다했다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IMF 위기는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회사 문기종 사장은 경영철학을 이처럼 간략히 말했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이야말로 기업을 건실하게 유지하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 사장은 IMF 체제 이후에도 다른 기업들처럼 정리해고 같은 「칼질」을 하지 않았다.

 석영전자는 올해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사원들이 어느 곳에서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

 석영전자는 내수불황에 대비해 해외사업에 많이 투자해 비교적 불황을 잘 극복하고 있다. 지난 92년 홍콩에 법인을 설립한 이래 해마다 해외영업 부문에서 30∼4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중국에도 법인을 설립, 중국 부품유통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올해 해외매출 목표는 3천2백만달러인데 석영인텍을 포함한 국내매출 목표액이 8천2백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규모다.

 IMF시대에 석영전자의 강점은 역시 전산화된 영업체제다. 매장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산실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고객만족은 물론,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은 일단 잘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여신관리·재고관리·재무를 모두 전산화해 곳곳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모두 없앴기 때문이다.

 『아직도 전통적인 영업관행이 많이 남아있는 부품 유통업계도 이제 현대화된 영업기술을 도입해야 합니다.』

 문 사장은 기업이 투명할수록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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