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 MPACT칩 사업 "좌초 위기"

LG반도체가 비메모리 사업 중 하나로 육성해왔던 MPACT칩 사업이 기술공여업체의 개발 포기 발표로 좌초할 운명에 놓이게 됐다.

MPACT칩의 원천기술업체인 미국의 크로매틱사는 최근 이 칩의 차후 제품 개발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크로매틱사는 이 발표와 함께 향후 사업방향도 생산과 판매를 하지 않고 라이선스료만 받는 현재의 칩 리스방식에서 파운드리서비스를 이용해 자체 칩을 생산, 판매하는 패블리스 정책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공급되고 있는 2세대 MPACT칩은 계속 LG반도체나 도시바, STM 등 라이선스업체들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MPACT칩은 명령어를 축소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 영상, 음성, 2차원/3차원 그래픽, 팩스모뎀, 텔레포니(PC전화), 영상회의 등 7가지 기능을 하나의 칩에서 구현하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기능 칩이다. LG반도체는 미국의 크로매틱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지난 96년부터 이 칩을 생산해왔다.

크로매틱사의 이번 결정에는 MPACT칩의 판매가 계속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특히 가장 큰 타깃으로 봤던 DVD보드시장이 급격히 하드웨어 방식에서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이전된 데다 사이릭스, 인텔 등이 향후 선보일 CPU제품들이 그래픽 기능과 모뎀, 오디오 기능을 포함해 MPACT칩의 시장기반이 잠식당하는 등 향후 시장전망도 극히 불투명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차후 버전제품인 3세대 MPACT칩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LG반도체측은 향후 시장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자체적으로 MPACT칩을 개발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데다 크로매틱사가 차후 제품에 대해 라이선스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미디어프로세서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LG반도체가 MPACT칩 사업을 가장 활발히 전개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크로매틱사와 연결고리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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