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IT국제회의 "러시"

정보기술(IT) 분야의 국제규격을 제정하는 핵심 국제표준화 회의가 내년에 국내에서 잇따라 열려 우리나라 IT산업의 위상제고와 함께 기술발전이 기대된다.

28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세계 양대 표준화기구인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공동으로 정보기술 전반의 국제표준을 공동 제정하는 핵심기구인 JTC1(제1공동기술위원회)총회를 비롯해 멀티미디어, 컴퓨터그래픽 등 IT시장 주도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주요 국제표준화회의가 내년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 95년 10월 스위서에서 처음으로 한국 개최가 결정돼 내년 10월 중에 서울에서 열릴 JCT1총회는 「IT규격 올림픽」으로 불리는 회의로 JCT1 산하 17개 전문위원회(SC) 의장을 비롯해 30개국에서 1백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 세계 IT산업의 인프라스트럭처로 각종 표준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JCTI 산하 SC 중에 멀티미디어 표준제정을 주도하고 있는 SC29회의도 지난해 한국 개최가 확정돼 내년 3월15일부터 24일까지 10일 동안 서울에서 열린다. SC29는 국제적으로도 가장 발전속도가 빠른 분야로 각종 국제회의 중에서도 우리나라 각계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참석하는 회의로 내년 서울회의에서는 25개국 5백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 MPEG4, MPEG7 등 동화상 압축기술 관련 국제표준화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서울서 열리는 JCT1/SC24회의도 IT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표준화회의다. 96년 6월 일본회의에서 서울 유치에 성공한 이 회의는 컴퓨터 핵심기술인 그래픽분야의 표준화를 논의,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서울 총회에서는 18개국 6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 멀티미디어통합언어(SIML), 가상현실(VR)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화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IT분야의 국제표준화는 그동안 ISO, IEC, 국제전기통신연맹(ITU) 등 주요 국제표준화기구별로 진행되어 오다가 최근엔 공동기술위원회(JTC)를 만들어 공통규격을 제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내년에 핵심 회의를 대거 유치함으로써 선진국들에 의해 주도됐던 국제표준 제정 초기단계에서부터 기술적 참여와 입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표준화회의는 해당 분야의 각종 기술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장으로 국제표준 제정이라는 본래 목적 이외에도 최신 기술정보 교류가 빈번해 선진국의 기술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음은 물론 국제표준화회의 대한 국내 산, 학, 연, 정 등 국내 관계 전문가들의 인식제고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연간 수십차례의 국제표준화회의를 유치하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반적으로 국제회의 참석률이 미진하고 관련 회의도 유치하지 못해 국제표준 제정에서 우리기술을 제대로 반영하기 힘들었다』고 전제하며 『국제표준회의 국내 유치에 범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ISO에는 1백20국, IEC에는 55개국이 각각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으며 이들 두 기구의 정보기술 관련 공통기술위원회인 JCT1에는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정보보안기술, 광디스크 등 IT분야 전반에 걸쳐 17개 전문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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