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인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클레이메이션 게임 두편이 곧 게이머들과 만나게 된다.
초가을 게임시장 공략을 위해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점토전사 클레이」(클레이 스튜디오)와 「도피성」(단다소프트)은 국산으로는 처음 발매되는 클레이메이션 게임.
클레이메이션이란 말 그대로 점토(Clay)를 이용한 애니메이션(Animation)이라는 뜻. 게임보다 영화와 비디오로 더 친숙해진 제작기법이다. 세트부터 등장인물,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찰흙으로 빚어낸 다음 이른바 「스톱모션」으로 찍어 동작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요즘 TV에 방송되는 「깜직이 소다」 CF가 초보적이긴 하지만 클레이메이션의 맛을 보여주는 작품. 몇년 전 극장에서 개봉된 「월레스와 그로밋」이 예상 밖의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한때 국내 영상업계에 클레이메이션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게임의 경우는 메가 드라이브용 「클레이 파이터(Clay Fighter)」 시리즈와 스필버그 사단이 제작한 PC게임 「네버 후드(Never Hood)」 가 대표작. 영화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클레이메이션 게임은 흔치 않다. 국내시장에는 소개된 작품 자체가 워낙 드물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반응은 짐작하기 어려운 형편. 그런 점에서 이번에 클레이메이션을 내놓는 제작사들은 위험한 도박을 하는 셈이다.
「점토전사 클레이」와 「도피성」은 제작기법이 같다는 것 이외에 신생업체의 데뷔작이라는 공통점도 지닌다. 올해 문을 연 클레이스튜디오와 단다소프트는 회사설립은 늦었어도 개발팀장 및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모두 베테랑급. 하지만 게임내용이나 장르는 제목이 주는 느낌만큼이나 판이하다.
우선 「점토전사 클레이」는 「모두가 즐거운 세상(The Fun World for Everyone )」이라는 주제를 내건 액션게임. 주인공은 평소에는 개구쟁이 중학생이지만 선글라스를 끼면 점토전사로 변하는 15세 소년 김하늘이다. 천계에서 내려온 아기천사의 도움으로 괴력을 얻게 된 점토전사는 폐수와 화학 폐기물을 마구 버려 환경을 오염시키는 비양심적인 기업주를 찾아 혼내준다.
이 작품은 동작은 조금 투박하지만 그래픽이 깔끔하고 16비트 컬러를 이용한 반투명효과를 잘 살렸다. 점토전사를 비롯해 천계에서 내려온 아기천사라든가 주인공이 위험에 빠졌을 때 불쑥 나타나는 힌트 할아버지 등 캐릭터들이 귀엽기 때문에 저연령층 아동에게도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게임. 「자연생태계 보호」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에도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한편 「도피성」은 13세기 중세를 무대로 전개되는 롤플레잉게임. 타이틀인 도피성은 죄인들이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아가는 신비의 지역. 주인공은 모함에 빠져 도피성에 갇힌 아버지를 구해내기 위해 길을 떠나는 18세 청년 카라얀이다. 도피성으로 가는 길에 카라얀과 만나는 무쇠의 친구 아이언, 악기를 다루며 노래하는 음유시인 롤랑, 수녀가 되기 싫어하는 말괄량이 트레시아, 수도원에서 부엌일과 요리를 하던 수도사 쟝, 길드 거리의 소매치기 힝크 등 캐릭터들이 모두 톡특하다. 충성심과 기사도 정신이 사라져가는 중세제국을 배경으로 부패한 권력자에 맞서 싸우기 위해 뜻을 뭉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클레이메이션이면서도 롤플레잉게임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어느 정도 살린 점이 눈길을 끈다.
두편 모두 불법복제 방지 캠페인과 함께 폭력성과 선정성이 지나친 외산 대작보다 국산게임을 구입하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어 기대를 걸어도 좋은 만한 작품들. 과연 침체된 게임시장에 출시되어 어느 정도 니치마켓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인지 늦어도 9월말이나 10월경이면 게이머들의 반응을 알 수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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