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영화감독 뤽 베송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뤽 베송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기획, 각본, 제작한 첫 영화 「택시」(감독 제라르 삐레)가 29일 한국에 상륙한다.
뤽 베송은 한국에서 「그랑부르」(89년), 「레옹」(94년), 「제5원소」(97년)의 잇따른 흥행으로 인기를 다진 영화감독이라 이번에 자동차 속도전과 웃음을 담아 제작한 영화 「택시」가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택시」는 자국내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올 4월 프랑스 전역 5백개 영화관에서 개봉된 「택시」는 최근까지 관객 약 5백만명을 동원,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타이타닉」을 누르고 자국내 흥행 1위를 점령한 영화로 기록됐다. 이에 힘입어 컬럼비아 라인을 타고 북미 전지역에 배급되는 한편 전세계 및 한국지역 상륙을 앞두고 있다.
영화 「택시」에는 뤽 베송의 한국지역 흥행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드러난다. 영화가 유럽지역 6백여 영화관에서 장기상영 중이라 한국지역에 공급할 프린트 물량확보가 어렵자 뤽 베송은 한국측 수입배급사에 『오는 28일까지 프린트 40벌을 보낼 예정인데, 여의치 않을 경우 오리지널 프린트를 복사해도 좋다』고 밝힌 것.
그러나 뤽 베송의 한국흥행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한국관객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는 자충수가 영화에 담겨 있어 주목된다. 한국 경제의 실패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그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두 한국인 유학생이 경제한파로 학비를 마련하기 어려워지자 최악의 조건에서 택시운전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룬다. 물론 영화 자체가 코미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장면과 대사들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관객들에게 심한 모멸감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작년 삼성영상사업단이 「제5원소」를 수입, 배급하면서 임의로 상영시간을 단축한데 대해 뤽 베송이 심하게 비난했던 적이 있는데 그로 인해 한국에 대한 그의 시각이 「택시」를 통해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 같다』며 영화개봉 후 관객들의 반응 및 흥행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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