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소형 패키지 확보 "비상"

그동안 휴대형 기기에 사용되는 일부 반도체 제품에만 채용됐던 마이크로 BGA(볼그리드어레이)등 초박막 초소형 반도체 패키지(CSP:Chip Scale Package)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까지 확대되면서 내년 하반기경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장 유력한 차세대 고속 메모리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이 마이크로 BGA 패키지를 채용키로 결정함에 따라 램버스 D램 개발을 추진중인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CSP 공급선 확보 경쟁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 정보통신기기의 소형화 추세에 따라 반도체 칩 크기의 1백20% 이내로 패키징하는 이른바 CSP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도 반도체 및 반도체 패키지업체들이 CSP 생산시설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99년 하반기경 패키지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99년부터 하이엔드 컴퓨터 기종의 메인메모리로 채용될 것이 확실시되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의 보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될 경우, 칩 생산보다는 패키지 생산에 병목현상이 나타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는 램버스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10여개 반도체 업체들이 내년에 약 1억~2억개 수준의 다이렉트 램버스 D램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데 반해 마이크로 BGA 양산시설을 확보한 업체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아남반도체의 경우, 주당 30만~40만개 정도의 마이크로 BGA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플래시메모리와 S램용으로 가동하고 있을 만큼 D램 패키지 시설은 태부족인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 등 다이렉트 램버스 D램 개발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반도체소자업계는 자체적인 마이크로 BGA시설 확충이나 전문 패키지 업체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플래시 메모리용으로 가동하고 있는 마이크로 BGA패키지 생산시설을 향후 다이렉트 램버스 D램 패키지용으로 전환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전문 패키지 업체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체 패키지 시설이 없는 LG반도체는 현재 일본 업체로부터 다이렉트 램버스 D램 패키지를 공급받고 있으나 생산량 자체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이후를 대비해 전문 패키지 업체 물색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전자는 향후 패키지 분야의 생산원가가 다이렉트 램버스 D램의 경쟁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패키지 전문 자회사인 칩팩을 통해 마이크로 BGA 패키지 생산비 절감을 추진중이다. 현재 칩팩은 마이크로 BGA수요 증가에 대비, 신규 투자를 늘리는 한편 입출력 포트당 2~3센트 수준인 패키지 비용을 내년 하반기까지 절반 이하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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