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SK텔레콤, 직접접속 이동전화서비스 "충돌"

대량 가입자인 기업고객을 이동전화망과 전용회선으로 연결하는 직접접속에 의한 이동전화서비스를 놓고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직접접속에 의한 이동전화서비스는 대량 가입자인 기업고객 본사의 사설교환기(PABX)와 이동전화교환기를 전용회선으로 연결함으로써 고정통신 가입자에게 한국통신 교환기를 거치지 않고 이동전화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SK텔레콤은 당초 내년까지 서울지역 011이동전화에 가입한 2백여 법인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 아래 시내전화 요금과의 격차해소를 위해서 전용회선 규모에 따라 다른 할인율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지난달 SK텔레콤이 정보통신부에 이용약관 변경신청을 하면서 불거진 직접접속에 의한 이동전화서비스 문제는 정보통신부가 최근 고정통신의 역무를 침해하는 사항이라고 판정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SK텔레콤이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이 문제는 향후 통신시장의 역무제한 철폐와 맞물려 논란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은 있을 수 없는 서비스라는 반응이며 만약 SK텔레콤 등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직접영업에 나선다면 한국통신에도 몇가지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시내전화가 원가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전화사업자가 시장원리를 들고 나선다면 고정통신사업자가 존립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직접접속에 의한 이동전화서비스는 시내전화에 대한 요금규제를 푼 이후 도입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기간망(PSTN)의 다른 통신사업자 제공의무를 해제하고 고정통신사업자도 기간망을 스스로 선택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정보통신부에 요구한 상태다.

한국통신은 특히 주파수를 활용한 역무를 규정할 때 무선가입자망(WLL)과 이동전화서비스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같은 차원에서 고정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역무는 WLL만 가능한 것이라고 SK텔레콤을 비난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동전화 직접접속에 의한 이동전화서비스에 대해 SK텔레콤은 규제완화적 차원, 그리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고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공하는 역무의 정의는 구체적인 서비스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다 이동전화 역무가 반드시 가입자 양측이 모두 주파수를 이용하는 서비스로 한정된 것도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규제의 발전사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사업자의 서비스영역을 확대해석하는 것이 시대적 조류인데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부가 너무 협의적인 판정을 내렸다고 SK텔레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통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특히 이동전화에 의한 법인고객 직접접속서비스는 일반공중전화망(PSTN) 고유의 서비스영역이 아니므로 유선사업자의 수익을 탈취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사례도 이미 있는 상황에서 불가판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일본 NTT 도코모의 경우 이미 이동전화 직접접속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도입됐다는 것이다. 데이콤, 온세통신 등 국제전화사업자들이 전용회선에 의한 직접접속으로 국제전화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데이콤의 경우 다이렉트 데이콤서비스에 시외전화 및 이동전화 서비스를 연계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만 안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신세기통신의 경우 군부대의 PABX와 이동전화망을 직접 접속하여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사례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일단 직접접속에 의한 불가판정을 내렸지만 SK텔레콤은 별정통신을 이용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 한국통신의 대응이 주목된다. SK텔레콤은 별정통신 자회사인 SK텔링크를 동원해 기업고객과 계약하고 이를 통해 SK텔레콤 이동전화 재판매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은 만약 별정통신을 통해 추진한다면 SK텔레콤에 대한 상호접속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조시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