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예견돼온 대만, 중국 PCB업체의 한국 시장진출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국내 PCB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인해 국내 주요 PCB업체의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가 중단되거나 대폭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선 대만, 중국 PCB업체들은 해외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과의 경쟁을 넘어서 이제 안방마저 넘보려고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PCB업체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게 국내 PCB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대덕전자의 한 임원은 『우리와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컴팩, 난야, 우스, 유니텍, 골드서키트, 유니캡, 타이홍, 월드와이드, 야신 등 대만 주요 PCB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의욕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들 대만 업체는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뿐더러 부가가치가 높은 빌드업(Build Up), 임피던스보드, 반도체 테스트보드인 번인(Burn In)보드, 모듈기판, BGA(Ball Grid Array), CSP(Chip Size Package) 등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판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단행하고 있어 우리 업체들에는 상당히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진전자 정창원 상무는 이보다 더욱 현실감 있게 대만, 중국 업체의 대한 시장공략 조짐을 설명한다. 정 상무는 『일반 다층PCB(MLB, 1×1m 기준)의 경우 대만, 중국산은 장당 보통 1백20달러 수준인 데 비해 국산 제품은 보통 1백80∼2백달러선이고 양면PCB는 대만, 중국산이 장당 80달러선인데 비해 국산은 최하 1백달러선이어서 이미 국내 PCB업체는 가격 측면에서 대만, 중국에 비해 국제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품질과 납기 측면에서 국내 PCB업체가 대만, 중국 업체에 비해 유리해 내수시장에서 만큼은 아직까지 가격경쟁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있으나 이같은 국내 업체의 이점도 조만간 사라질 공산이다.
특히 원가절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세트업체들이 최저가에 바탕을 둔 글로벌 부품구매제도를 정착시키고 있어 그동안 호시탐탐 한국 시장공략을 암중모색해온 대만, 중국 PCB업체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에 치중해온 한 양면PCB업체 사장은 『대만, 중국 PCB업체의 대한 시장공략 움직임은 이제 주의보 단계를 넘어 경보 수준에 달했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PCB업체의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가 더이상 중단되거나 보류될 경우 앞으로 2∼3년 후에는 대만, 중국 PCB업체에 국내 PCB 시장을 내주는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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