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전자 김경현 수석연구원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기술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모니터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는 CRT와 경쟁하기 위해선 TFT LCD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광시야각 분야인데 이번에 우리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광시야각기술 중에서 가장 새로운 방식인 PVA(Patterend Vertical Alignment)방식의 기술을 개발한 삼성전자 김경현 수석연구원(38)은 『CRT의 시야각은 상하좌우 각각 1백60도 이상인데 반해 기존 TN방식으로는 LCD의 시야각이 좌우 1백도 상하 90도밖에 안된다』면서 PVA방식의 기술개발 의의를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PVA방식의 광시야각기술은 전계를 이용해 액정의 방향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기존 TFT 제조방식을 수정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다른 기술에 비해 생산성을 높였다. 아울러 화면의 밝기를 소비전력의 증가없이 5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으며 화면의 선명도를 좌우하는 흑배대비비 또한 기존의 3배 이상 달성할 수 있다.

일본 도쿄공대와 미국 콜로라대에서 수학한 김 수석은 국내 업체들이 가장 취약한 분야 중 하나인 액정물질 분야의 전문가로 15명의 연구팀을 이끌면서 독자적으로 광시야각 분야의 연구를 해오면서 이번에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처음에는 그때까지 발표된 기술 중에서 가장 좋은 기술들을 수집, 연구하면서 기술을 축적해야만 했다』면서 『지난해 말 독자기술인 광시야각을 넓힌 EOC방식을 개발했으나 제품생산성에 문제점이 있어 상용화하지 못하고 중도폐기해야 했다』고 개발과정의 어려움을 들려준다.

특히 우리 업체들의 급성장에 놀란 일본 업체들이 견제하면서 기존 기술의 특허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개발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김 수석은 『EOC방식의 기술은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기술력에서 한 단계 밑이라고 생각한 일본 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자신감이 생겨나면서 연구팀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기 시작, 기존 수직배향 액정을 이용한 TN방식과는 전혀 다른 PVA방식의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PVA방식의 기술에 대해 업체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현재 업체들로부터 이 기술을 적용한 패널을 공급해줄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이번 결과를 얻기까지 오랜기간 고생을 해왔는데 연구원들의 노력과 열정이 없었으면 새로운 기술개발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신기술개발로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한 제품 차별화와 이를 통한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해진 만큼 CRT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모니터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앞날의 포부를 밝혔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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