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음악파일 "저작인접권" 복병

국내 PC통신망을 통해 이미 활성화된 MP3음악파일 유료제공 서비스를 둘러싼 저작권 및 인접권 관련단체, 정보제공업체(IP), PC통신업체, 음반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4일 갈등 해소점을 찾기 위한 다자간 협의가 처음으로 열렸으나 별다른 결론이 나질 않아 장기간 표류가 이어질 전망이다. 각 단체 및 민간 회사간의 저작인접권에 대한 시각차이가 너무 뚜렷한 것이다.

작년 PC통신상에서 MP3음악파일 무단 공개 및 복제, 배포가 만연하면서 음악저작권 침해가 심해지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IP, PC통신사 등이 MP3서비스의 유료 양성화를 서둘렀다. 이에 따라 작년 5월 KOMCA의 주도로 MP3파일 복제 및 배포 관련 저작권 계약이 체결됐고 8월부터 서비스가 본격화됐다. 이어 올 초부터 MP3서비스의 음악사용에 대한 기본사용료 「1천1백원」, 서비스이용료 「총 매출액의 7%」의 저작권료 징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원저작권(작곡, 작사자)에 대한 계약 및 징수체계를 마련한 것이었을 뿐 복제권(음반회사), 실연권(연주자) 등 저작인접권은 여전히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 이에 한국영상음반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 한국음악출판사협회 등 인접권단체(자)들이 잇따라 IP 및 PC통신회사들에게 보상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같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4일 17개 관련 단체 및 IP와 PC통신업체가 모인 가운데 서울 역삼동 KOMCA 회의실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는 각자의 피해의식만 표명됐을 뿐 해결점을 찾지 못해 원만한 합의 또는 저작인접권료 징수체계를 구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음악 사용자에 해당하는 골든넷, 희성미디어, 토마토픽쳐스, 유엘정보통신 등 IP업체들과 데이콤, 한국PC통신, 삼성데이타시스템, 나우콤 등 4대 PC통신업체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KOMCA와의 계약으로 모든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줄 알고 있었는데 인접권이라는 복병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저작권 관련 단체들의 「저작권료 징수관리 일원화」를 요구했다. 특히 IP들은 『현재 음반사, KOMCA, PC통신업체 등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가 총 매출액의 60%나 된다』며 『가뜩이나 수익구조가 열악한데 인접권료로 여러 유관단체들에게까지 추가로 음악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면 사업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영상음반협회의 이정기 국제부장은 『KOMCA가 인접권단체들과의 협의없이 IP 및 PC통신업체들과 일괄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KOMCA가 인접권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일괄계약을 체결, IP나 PC통신업체들을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KOMCA측 관계자는 『계약체결 당시 「인접권과 관련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충분하게 설명했다』며 이같은 지적을 일축했다.

이날 회합에서 나타난 MP3서비스와 관련한 최대 갈등점은 「음반사들의 피해의식」. 현재 MP3서비스와 관련해 IP업자, PC통신업체, 각 협회들은 일정의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권리주체의 하나인 음반사는 음반 판매량 감소, 저작인접권(음반복제, 배포권)보상 결여 등 「피해」만 입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음반사들은 손해배상소송 및 MP3음악파일 복제, 배포급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제재를 검토중이어서 MP3서비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음반사들은 MP3음악파일을 「새로운 음반매체」로 인식하고 MP3파일을 1차 저작물인 「음반」으로 출시하는 대안까지 세워두고 있다. 물론 실현되기까지 조금은 시간이 걸릴 이야기지만 음반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현재의 MP3서비스의 「틀」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음반사나 관련 단체들의 피해의식을 잠재울 만큼의 「적절한 저작인접권 보상」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 MP3서비스 관련업체들의 고민인 셈이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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