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ISDN] 전문가 기고.. 공중 디지털망으로 용도 무궁

이한필 한국통신 마케팅본부 과장

ISDN은 이미 일백년 이상 우리 생활과 함께 해 온 아날로그 방식의 전화통신망을 디지털화한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다.

ISDN은 기본적으로 회선교환과 패킷교환방식을 모두 제공한다. 전화와 인터넷 화상회의,G4팩스는 64Kbit/s의 회선교환방식으로 연결되고 비교적 적은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신용카드조회, 원격 검침, 전자메일, 채팅 등은 패킷교환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패킷교환방식은 다시 B채널과 D채널 패킷서비스로 구분되며 최근 ISDN D채널 패킷을 응용한 서비스가 미국, 일본에서 제공돼 ISDN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D채널로 항상 온라인 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용자가 데이터를 전송하면 패킷량 만큼 과금을 하고 통신중 트래픽량이 늘어나면 64Kbit/s의 B채널을 자동적으로 연결해 데이터 전송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이다.

한 개의 ISDN 통신 채널인 64Kbps는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서 아주 적합한 속도이다.인터넷 속도는 가입자 선로의 통신 속도가 빨라서 되는 것이 아니라 PC의 데이터 처리속도,백본망의 용량 그리고 서버의 성능과 트래픽의 폭주 여부 등에 크게 제한을 받으므로 이 모든 환경을 감안하면 당분간 인터넷 접속으로는 ISDN 64Kbps정도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ISDN은 한 개의 통신 채널이 64Kbps이지만 더욱 빠른 통신을 원할 경우 두 개 이상의 통신 채널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묶어 128/256/384/512Kbps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인터넷에서는 ML-PPP프로토콜을 사용하고 화상회의 등에서는 본딩(BONDING)이라는 프로토콜을 주로 사용한다. 또 압축기술을 사용하면 64Kbps를 128 또는 256Kbps등 2~4배 빠른 속도로 통신을 할 수 있다.

ISDN의 기술적 특징은 정해진 속도의 양방향 통신을 전세계적인 표준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ISDN은 인터넷 접속용으로만 그 이용도가 한정되지 않고 보편적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을 위한 공중 디지털통신망으로 그 활용도가 크게 넓다고 할 수 있다.

현재 ISDN으로 화상회의를 하는 세계적 표준은 H.261 또는 H.263으로서 초당 15프레임 정도의 크게 거북스럽지 않은 동화상을 전송할 수 있지만 내년에는 객체 지향형 기술을 이용한 MPEG4라는 멀티미디어 통신 표준이 확정된다.

TV가 초당 30프레임인데 비해 이 기술을 ISDN에 응용하면 26프레임 정도가 돼 완벽한 화상 회의를 전화 요금과 같은 저렴한 요금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통신기술의 상용이 성공하려면 우선 기술의 우수성도 중요하지만 애플리케이션과 기존 서비스와의 기술적 마케팅 전략적 관계,단말기 시장의 활성화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에 ISDN이 처음 보급된 93년부터 95년까지는 이러한 조건들이 대부분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96년부터는 인터넷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기업의 전산망에 ISDN을 활용하기 시작하여 ISDN가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가정이나 기업의 일반 전화를 ISDN으로 변경하여 전화는 물론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을 위한 용도로 본격 대중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xDSL이나 케이블 모뎀 등 비대칭 형태의 통신 기술은 기존의 공중 통신망과 같이 쌍방향의 보편적 통신망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초고속 가입자망으로 정액제의 통신요금으로 일부 이용자의 인터넷 접속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관련 기술 개발과 시장 환경에 따라 주문형비디오(VOD)등 다른 콘텐츠도 제공될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 공중 비동기전송모드(ATM)망이 완성되면 가입자 광케이블과 함께 광대역 ISDN의 가입자 액세스망의 일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동안 관심이 집중되었던 광대역 ISDN도 ATM기술의 음성처리 불안정,광케이블 포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 등의 문제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통신 서비스가 어떤 형태로 발전하든 이용자나 서비스 제공자 그리고 단말기 공급자는 현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우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당장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기존 서비스와 병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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