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가 마크로를 인수,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마크로와 E마트가 벌이는 가격전쟁으로 인근지역 가전 유통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마크로와 E마트 인근 가전 유통점들에 따르면 마크로와 E마트가 일부 가전제품을 원가 이하에 판매하고 나서 최근 주력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는 IMF형 상품을 중심으로 저가상품 판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마크로와 E마트가 가전부문에서 대표적인 저가상품으로 내놓은 것은 대우전자 29인치 컬러TV DTQ-2965FWS. 권장 소비자가격이 75만9천원인 이 제품을 월마트와 E마트에서 39만원대에 판매해 대우전자 직영점인 가전마트 판매가격 53만원대와 양판점인 하이마트 판매가격 49만원대보다 10만~14만원이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44만~47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10㎏급 세탁기 SEW-D105 판매가격도 일선 유통점 판매가격과 8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30만원대 29인치 컬러TV나 40만원대 세탁기는 기존 가전 3사 유통망에서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다. 따라서 경쟁력도 비교할 수 없다. E마트 일산점의 경우 대우 TV는 행사 시작 이틀째인 13일 오전 재고 1백20대가 모두 팔려 동이나버렸고 삼성전자 세탁기도 거의 재고가 없는 상태다. 마크로 일산점이나 E마트 분당점, 마크로 분당점 등 두 창고형 할인점의 매장마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마크로와 E마트에 이어 가전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킴스클럽도 13일부터 해당 제품에 대해 유사한 가격을 내걸고 경쟁에 동참, 이제 3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따라서 이들 창고형 할인점 인근 가전 대리점들은 가격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대우전자 유통점들의 경우 해당품목 저가제품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어 크게 고심하고 있다. 마크로와 E마트가 지역내 들어서 있는 분당 하이마트의 경우 두 창고형 할인점이 대량으로 광고전단을 살포, 30만원대 29인치 컬러 TV가격이 노출되면서 12일부터 해당 모델은 물론 IMF모델 등 저가 보급형 컬러TV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을 만큼 크게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 외에 S가전마트 등 분당지역 대우전자 유통점과 인천, 일산 등지의 유통점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마크로와 E마트의 영향은 대우전자와는 달리 아직 E마트와 마크로에서 저가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는 LG전자 대리점까지 미치고 있는데 판매는 줄어들고 마크로, E마트와 비교한 가격문의만 귀찮을 정도로 들어오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신도시지역 등 창고형 할인점이 있는 지역에 전속 유통점이 없는 반면 일산에 2군데, 분당에 1군데 등 초대형 유통점인 리빙프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E마트 인근에 있는 리빙프라자 일산점의 경우 30만원대 TV, 40만원대 세탁기를 찾는 이들과 이 매장가격과 E마트 가격을 비교 후 E마트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상당수에 달하면서 염가형 TV와 세탁기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리빙프라자는 E마트에서 초저가에 팔고 있는 SEW-D105 모델 처리를 놓고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다.
가전3사 전속 대리점의 경우 어느 정도 판매력을 갖고 있어 충격이 덜한 편이다. 지역내 상가에서 소규모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지 계열점들의 경우 이미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어 앞으로 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대리점 관계자들은 『마크로와 E마트 가격은 본사에서 가격을 낮춰주지 않는 한 대리점들이 도저히 따라갈수 없는 가격이어서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히고 『한두 품목에 불과하지만 초저가 판매가 창고형 할인점에서 계속 실시되면 기존 가전유통점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마크로와 E마트, 킴스클럽 등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는 창고형 할인점은 고객 유인상품에 가전제품을 계속 포함시킨다는 방침을 세우고 현재 LG, 삼성, 대우 등 가전3사 대형 유통점들과 제품 수급을 위한 협의에 나서고 있다. 이들 창고형 할인점은 공급처와 가격조정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일부 재고 모델을 대량으로 구입, 손해를 보더라도 원가 이하 판매를 통해 고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알려져 가전대리점의 창고형 할인점 충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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