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시장 "일본 주의보"

그동안 고급 전광판 시장만을 공략해왔던 일본업체들이 올해 저가시장을 겨냥한 LED전광판 사업에 본격 참여하면서 국내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일본업체들이 LED전광판 시장참여를 본격화한 이후 해외시장에서 일본업체와 맞부딪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가 하면 최근 엔저를 등에 업고 국내 시장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전광판 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모업체는 미국의 한 업체와 LED전광판 수출에 대한 계약성사단계까지 접어들었으나 뒤늦게 뛰어든 일본 소니사에게 물량을 빼앗겼다. 소니사가 내세운 것은 빠른 납기와 회사 저명도. 샘플형태의 전광판을 제작해 시연했던 국내업체와 달리 소니는 아예 완제품 형태를 갖고 상담을 진행,낙점 받았다.

중국업체와 제품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던 또 다른 국내 업체는 최근 이 물량을 일본업체에게 넘겨줄 상황에 이르렀다. 국내업체가 제시한 가격은 일본업체에 비해 20%정도 낮지만 국내 사정상 금융을 제공해 달라는 중국업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기때문에 중국측의 제안을 받아들인 일본업체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이 지난 5월에 열린 미국 올란도 사인쇼에서 대거 LED전광판을 선보였으나 기술력이 떨어져 그다지 경계하지 않았으나 지난 7월 월드컵기간중에 프랑스에 열린 전광판 전시회에는 국내 제품과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국내업체와 일본업체간의 전광판 시스템 시장경쟁이 주로 해외시장을 둘러쌓고 치열하게 전개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롬,샤프,도시바,코발 등 일본 픽셀공급업체들은 최근 엔저로 제품경쟁력이 강화되자 국내 시스템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선 국내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풀컬러 LDM(LED도트 매트릭스)수요를 겨냥하면서 시장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엔화가 달러당 1백60까지 하락할 경우는 국내시장의 주요제품인 3칼러LDM과 픽셀등과 가격차가 없을 것으로 보여 소자업체들은 경계태세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소자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일본 픽셀을 대부분 면발광타입이어서 가시각이나 휘도측면에서 국내 제품보다 우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1천원 미만으로 가격차가 줄어들 경우,일본 소자를 적용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니,마쯔시다,미쯔비시,후지쯔 등 일본 시스템 업체들은 지명도 측면에서 국내업체와 비교가 안될 정도』라며 『그러나 일본업체 대부분이 하청구조로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라는 것을 감안, 가격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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