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네트빌

가격은 거품을 빼고 기능은 차별화시킨 IMF형 제품으로 올 하반기 틈새시장 공략을 선언한 회사가 있어 화제다.

지난 96년 8월 설립된 인트라넷 전문업체 (주)네트빌. 마포구 서교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이 회사의 직원은 16명, 지난해 총 매출 규모는 12억에 불과하다. 공룡기업들의 격투장인 DBMS시장에서 이 회사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넷오피스(NetOffice)를 만든 회사라고 하면 대게 고개를 끄덕인다. 넷오피스는 지난해 쏟아진 저가형 인트라넷 제품군 중에서도 성공작의 하나. 학원가와 중소기업,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아직도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는 인트라넷 솔루션이다.

네트빌은 하반기 주력상품을 넷오피스에서 「넷BBS(NetBBS)」와 「에드워치(AdWatch)」로 바꿨다. 성장세가 주춤한 인트라넷보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광고처럼 특화된 니치 마켓을 공략하기가 쉽다는 판단 때문.

넷BBS란 한마디로 맞춤형 게시판을 위한 저작툴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위에 여러 가지 모양의 게시판들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이다.

현재 쉐어웨어로 구할 수 있는 게시판 저작툴들은 대부분 필드가 고정되어 있는 반면 넷BBS는 흔히 Q&A코너로 쓰이는 「트레드(Thread)」형 게시판은 물론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BBS들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기본BBS에서 어떤 조건에 해당하는 항목만 추려 별도의 BBS를 구축하는 「가상게시판」이라든지, 소리와 그림으로 멀티미디어 제품을 보여주는 「상품카다로그형 게시판」이 가능하다. 결국 넷 BBS는 공지사항이나 Q&A 등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시급한 인터넷CP(Content Provider), 웹호스팅 업체, 그밖에 프로그래머를 별도로 채용하기 힘든 종교단체나 공공기관, 부서나 학과 단위로 의견교환이 필요한 대기업과 대학 등에서 맞춤BBS를 구축할 수 있는 저작툴인 셈이다.

네트빌의 문기헌 사장은 『9월초에 넷BBS 영문버전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지금 미국 딜러를 모집중이죠. 플렉스 웹보드 빌더(Flex Web Board Builder)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http://www.fwbb.com)도 따로 열고 추계 컴덱스에도 출품할 계획입니다.』라면서 이 제품의 시장성을 확신한다고 말한다.

애드워치도 넷BBS처럼 개성이 넘치는 제품. 「광고를 지켜본다」는 이름 그대로 인터넷광고를 알아서 관리하고 효과까지 분석해 주는 툴이다. 광고매체에서 애드워치를 이용하면 배너(banner)광고정보, 광고주, 광고내용, 이미지정보, 링크설정 등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광고현황을 파악하고, 특정 광고가 네티즌들에 노출되는 「임프레션(impression)」 및 네티즌이 광고주의 홈페이지를 열어보는 「클릭(click)」 회수를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잘만 이용하면 눈에 잘 띠는 배너광고는 시간별로 광고를 바꿔 끼운다든가, 오전엔 소호족이나 미시 주부를 겨냥한 광고, 밤 시간엔 대학생이 즐겨 볼만한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또한 광고주가 직접 온라인으로 조회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인터넷 광고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고객을 설득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SBS 인터넷 사업국, 광고대행사 코레드, 데이콤 인터파크, 아트센터 등이 애드워치를 구매했습니다. 순복음 교회와 한 인터넷방송국는 이미 저희 제품을 사용중이죠. 애드서버, 애드스트림 같은 외산 광고분석툴이 대략 5만불, 우리돈으로 7천만∼8천만원 선인데 비해 애드워치는 라이트버전이 2백만원, 엔터프라이즈 버전은 6백만~9백만원입니다.』라면서 문사장은 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강조한다.

네트빌은 「자율 속에서 책임을 다하는 정보사회형 조직」을 지향하고 있다. 『밑천이라고는 기술과 성실성밖에 없는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유연하게 열려 있는 조직을 통해 니치마켓을 노릴 수 있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라고 강조한다.

네트빌은 첨단기술로 승부를 거는 중소기업이 요즘처럼 어려운 기업환경에서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그 해법을 보여주는 작지만 힘있는 업체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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