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요금 "종량제" 전환 고심

종량제는 무선호출사업자에게 새로운 승부수로 작용할 수 있을까. 무선호출사업자들이 기존 정액제 요금체계의 종량제 전환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기존 정액요금체제를 고수해야 할지 아니면 종량제로 전환시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지 뚜렷한 해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종량제 요금은 월 소액의 기본료에 추가호출 이용빈도에 비례해 요금을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것. 많이 이용하는 사람은 많은 요금을 내는 반면 적게 이용하는 사람은 소액의 기본료만을 내게 하는 것으로 전화요금처럼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이용요금을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용횟수에 관계없이 월 7천원의 기본이용료를 부과하던 무선호출사업자들이 이처럼 종량요금제를 검토하게 된 것은 지속되는 가입자 해지 때문. 무선호출의 가입을 해지하거나 이를 검토중인 사람들 대부분이 낮은 이용빈도에 비해 높은 기본료 부담을 호소하고 있어 사업자들로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개인휴대통신(PCS)을 위시한 이동전화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무선호출사업자들의 요금체계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무선호출사업자들이 요금체계를 바꾸는 데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은 당장 초래될 수 있는 기초수입의 감소. 종량제를 도입할 경우 저렴한 기본요금으로 수많은 가입자들의 해지는 막을 수 있지만 곧 기본수입을 감소시켜 사업자들의 재무구조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우량고객들의 기본료까지 감소시켜 신규 서비스의 도입이나 새로운 활로모색을 더욱 어렵게 만들 소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계속되는 가입자 해지로 위기를 맞고 있는 무선호출 전반의 위기 탈출을 위해 조만간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민정서에 가장 잘 부합되면서도 외국의 성공사례를 가장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요금체계가 무엇인지를 파악, 서둘러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선호출사업자들은 이에 따라 전문 회계법인에 적정요금체계에 대한 검토를 의뢰하는 한편 사업자별로 다양한 해결책을 고민중이다. 적정요금체계에 대한 사업자별 검토작업을 마치면 곧 이를 관계기관과 협의, 시행토록 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과금을 포함한 각종 전산시스템의 보정작업에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지만 요금체계 변경 없이 기존 정액요금제를 그대로 고수할 수도 있으며 아직 검토단계일 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무선호출업계에 파격적인 결단이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자들로서는 정액요금제와 종량제를 두고 많은 고민과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선호출서비스가 도입된 후 단 한번도 바뀐 적이 없었던 정액요금제가 어떤 모습으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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