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반도체산업 구리칩시대 연다 (1);기술도입 배경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 구리(Copper) 혁명이 일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소자 업체들이 구리칩 제조 공정을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한 장비 및 재료 업체의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칩으로 일컬어지는 구리칩 제조 공정의 도입 배경 및 현황과 업체별 대응 전략을 5회에 걸쳐 긴급 점검해 본다.

<편집자>

지난해 IBM이 세계 최초로 발표한 구리칩은 현재 반도체 회로 합성물로 사용되고 있는 알루미늄을 대신해 구리를 실리콘 표면에 증착시킴으로써 기존의 알루미늄 칩보다 40%가량 향상된 신호전송 능력을 보이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획기적으로 낮은 차세대용 반도체 칩이다. 그동안 반도체 칩의 집적도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18개월마다 2배 수준으로 향상돼 왔다. 이러한 집적도의 향상은 동일한 크기의 소자에 보다 많은 집적회로(트랜지스터)를 형성시켜 주는 미세 회로 기술이 끊임없이 개발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가 점차 미세화되면서 알루미늄 전도체와 실리콘 다이옥사이드 유전체 절연막을 사용하는 기존의 회로 형성 방법은 정전 용량의 확대와 저항의 축소라는 새로운 장애를 맞게 됐다.

칩의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트랜지스터 사이를 연결하는 회선 물질의 성능 향상이 최고의 기술적 관건인데 구리 회선은 저항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정전 용량을 확대해야하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칩의 성능을 계속 향상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IBM 및 TI 등이 구리 자체 또는 현재까지 가장 낮은 유전상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크세로겔과 구리를 결합해 이용하는 새로운 반도체 회로 합성법을 개발함으로써 구리칩이 본격 등장하게 됐다.

구리칩을 개발한 업체들은 『이러한 구리 제조 공정이 실제로 상용화될 경우 0.1미크론급의 초미세 반도체 회로 구성이 가능해져 하나의 칩에는 5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시킬 수 있으며 기가헤르츠(㎓)대 속도의 성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구리칩 개발업체인 모토롤러의 헥터루이스 반도체부문 사장도 『구리칩은 단지 컴퓨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디지털 단말기나 셀룰러폰 등과 같은 차세대 이동통신용 기기에도 고성능 컴퓨팅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구리칩은 빠른 처리속도와 저전력 소모를 요구하는 디지털신호처리칩(DSP), 마이크로프로세서 등과 같은 각종 시스템 IC 분야에서 향후 기가 D램급 메모리 소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될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구리칩 제조기술은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 사이에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장비 업체 관계자들 또한 『이러한 구리칩 제조 공정의 본격적인 도입은 소자 생산업체는 몰론 반도체 장비 및 재료 업체에게도 엄청난 기술적 파장을 몰고 올 것이며 그 시장 파급 효과는 3백㎜ 웨이퍼의 도입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