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기로에 선 국내 네트워크업계 활로는 없는가 (4)

경쟁력 제고 방안

『네트워크 장비 국산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개발에 들인 노력만큼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외산 네트워크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고 성능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것입니다. 이는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마케팅에 대해서 취약한 면을 드러내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네트워크가 대기업의 전략품목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수시로 바뀌는 기술변화와 마케팅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이 단독으로 네트워크시장에 뛰어들긴 외국업체에 비해 모든 것이 열세다. 자금이 없고 기술에서 뒤진다. 마케팅에서도 역부족이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원가는 평균 공급가 대비 30% 내외의 수준인 반면 외산장비는 심지어 10% 미만인 경우도 있다.

본격적인 가격경쟁으로 들어가면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분루(?)를 삼켜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대기업의 몫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공생할 수 있는 길은 「대기업 같은 중소기업화」다. 중소업체 전문업체들이 연합해 마케팅조직을 대기업화는 것이다. 유통채널을 공유하고 부품을 공동구매하며 일부 기초기술을 제휴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조직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른바 「공동화 전략」이다.

대만의 경우 저가전략은 철저한 「공동 마케팅」으로 이뤄진다.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된 네트워크 전문회사들이 부품의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춘다. 시장전략 또한 저가 중심으로 업체간 연대해 공동수출을 추진한다. 중소기업들이 마케팅부문에선 연대해 대기업화한다. 여기에는 물론 주문형반도체(ASIC) 칩의 자체 생산도 중요한 부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네트워크연구조합을 중심으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부품을 공동구매하고 수출을 공동추진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부품을 공동구매할 경우 20∼40%의 부품원가를 줄일 수 있다. 수출 또한 각 업체들의 제품을 모아 「풀라인 업」을 이룰 경우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공동판로 개척, 공동 마케팅을 추진해 비용절감을 추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마케팅의 이점은 공동광고를 통한 홍보비용의 절감과 정보의 공유로 발빠른 시장대응에서도 효과를 나타낸다. 또 중소기업의 모임체인만큼 정부조달 등 관급 물자업체로 선정될 수 있는 개연성도 높다. 각 업체들의 분업화를 통해 단일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칩부품의 국산화가 필요하다. 세트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칩업계가 네트워크시장에서 급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원천기술인 칩의 자체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트장비가 칩의 성능과 안정적인 공급에 따라 좌우되는 원칙이 네트워크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네트워크 장비에 소요되는 칩부품의 국산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칩의 경우 중소기업 개발품목으로는 부담스러운 품목이다. 개발에 따른 비용, 기술, 인원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문은 대기업이 앞장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대기업이 칩을 생산하고 네트워크 장비의 주요기술을 이끌면서 중소 전문업체가 연대해 마케팅을 강화할 경우 「국산」의 인식은 새롭게 바뀌게 될 것이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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