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20)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며 차기사업을 준비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업보다 향후 시장성이 유망한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최준환 보승정보시스템 사장이 제시하는 회사성장의 비책은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남보다 먼저 정보기술(IT)시장을 내다보며 이에 맞춰 사업을 준비한 덕택이라는 것이다.

보승정보시스템은 지난 93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매년 50∼1백%씩 고속성장해 IT업계에서 연구해볼 만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손꼽히는 잘 나가는 벤처기업이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몰아닥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어려움없이 회사를 운영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IMF로 웬만한 중견업체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보승만큼은 IMF 태풍의 외풍지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보승정보시스템이 잘 나가는 비결은 한마디로 철저하게 준비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보승정보는 지난 93년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컴퓨터통신통합(CTI)분야의 사업성을 깨닫고 모든 연구개발 능력을 이곳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CTI시장이 서서히 무르익기 시작한 95년에 이미 솔루션 개발을 끝마쳐 다른 회사보다 먼저 CTI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었다. 정확한 시장예측과 준비된 제품 덕택에 시장선점이 가능해 선발업체의 특혜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보승정보가 CTI솔루션에 이어 눈독을 들인 분야는 전자상거래(EC)와 텔레마케팅(TM) 분야. 앞으로 IT시장에서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및 텔레마케팅 분야가 활황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전략적인 프로젝트의 하나로 95년부터 연구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보승은 이 덕택에 남보다 먼저 국내시장에 맞는 EC 및 TM 솔루션을 개발해놓았으며 공격적 마케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보승정보는 현재 잠재성이 큰 PC통신, 정보제공(IP)사업 및 인터넷 콘텐츠사업에 진출키로 하고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늦어도 국내에서 2000년 이후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사업이 활황세를 타리라는 전망 때문이다.

『IT산업은 그 어떤 분야보다도 기술흐름이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IT분야의 기술흐름을 정확히 예측하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점이 보승의 독특한 경영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문 엔지니어답게 최 사장은 IT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업체는 건실한 경영, 효율적인 마케팅 등 기업이 갖추어야 할 기본조건 이외에 앞으로 기술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혜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철저하게 한우물만을 파는 전문성을 강조하는 최 사장은 앞선 사업 아이템 개발과 더불어 중소기업일수록 전략분야를 제외하고는 솔루션에 따라 적극적인 제휴를 통한 아웃소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이를 입증하듯 보승은 한국IBM, 오라클, 삼성SDS 등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통합(SI)업체와 분야별로 파트너십 관계를 갖고 있다. 최 사장은 『기업들이 IMF를 어려워하는 것은 주력 분야 없이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방만한 운영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IMF를 계기로 이와같은 관행이 고쳐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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