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차세대 다층PCB(MLB) 공법으로 부상하고 있는 빌드업(Build Up)기술을 이용한 PCB 개발에 나서거나 설비확충을 통한 사업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가 사실상 주도해온 국내 빌드업 기판 시장이 내년부터는 복수공급 경쟁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대덕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PCB업체들이 최근 들어 빌드업 기판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서광전자, 기주산업, (주)대방, 코리아써키트, 이수전자 등 중견 PCB업체들도 이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빌드업 기판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휴대폰에 이어 노트북PC, 개인휴대단말기(PDA), 디지털 캠코더 등에 빌드업 기판을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고 미국 유명 통신단말기 업체와의 기판 공급협상이 진척되고 있는 점을 감안, 이 기판 생산에 있어 필수장비인 레이저드릴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현재 11대 정도의 레이저드릴을 보유하고 있는데 내년 초까지 서너대 정도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개발이나 샘플제작용으로 1대의 레이저드릴을 보유하고 있는 대덕전자(대표 김정식)는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과 경험에 비춰 볼 때 빌드업 기판 사업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판단, 내년부터 양산할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대덕전자의 한 관계자는 『빌드업 기판 사업을 할 수 있는 내부여건은 조성됐으나 아직까지 양산에 나설 정도의 빌드업 기판 시장이 국내에서 형성되지 않아 사업을 미뤄왔다』고 밝히면서 『내년경에는 빌드업 기판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 우선 4대 정도의 레이저드릴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빌드업 기판 사업을 추진해온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최근 일본 스미토모로부터 레이저드릴 1대를 구매키로 하고 최근 발주서를 발송했다. LG전자는 내달 말까지 레이저드릴의 설치를 끝내고 10월 초부터 샘플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내년경부터 빌드업 기판을 양산한다는 계획아래 추가 장비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 PCB업체들이 빌드업 기판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광전자, 기주산업, (주)대방 등 중견 PCB업체들도 이 분야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선정,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광전자(대표 이희술)는 국내 유일의 레이저드릴 전문 외주 가공업체인 삼화전자와 빌드업 기판 개발작업을 추진, 샘플 생산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기주산업(대표 맹주열)과 (주)대방(대표 김경희)도 내부적으로 빌드업 기판 개발팀을 발족, 내년 말경 사업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밖에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와 이수전자(대표 김찬욱) 등도 빌드업 기판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 내부적으로 빌드업 기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지난 92년 미국 IBM이 고안한 빌드업 공법은 기존 MLB의 회로를 더욱 미세하게 설계해 고집적시킬 수 있어 미국, 일본 등 선진 PCB업체들이 총력을 경주, 사업화를 진척시키고 있는 차세대 기술로 필수 핵심장비인 레이저드릴이 전세계적으로 3백여대 정도 보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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